겨울이 가고 따뜻함을 원했는데

미세먼지? 삼한사미? 우리가 원하지 않은 것이 찾아왔다

by 김영재

겨울이 끝나간다. 차가운 공기를 이겨내며 보낸 시간이 지나고, 날이 풀리며 점점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계절이 온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얼어붙은 손끝이 녹으며 새싹이 돋아나기 위한 준비와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지는 계절. 그런데 막상 따뜻함이 찾아오자, 우리가 원치 않았던 것들도 함께 찾아왔다.


차가운 바람이 물러나자, 뿌연 먼지가 자리를 채운다. 기온이 오르면 당연히 푸른 하늘이 따라올 줄 알았지만 공기는 더 탁해지고 시야는 흐려졌다. 우리가 기다렸던 온기는 분명히 왔지만, 그 온기 속에서 숨 쉬기가 더 어려워졌다. 따뜻함을 원했는데, 깨끗한 하늘을 기대했는데, 정작 우리 앞에 펼쳐진 것은 회색빛의 공기와 답답한 하루였다.


그리고 이제, 겨울과 여름의 경계마저도 흐려지고 있다. 과거엔 봄이 온다는 기대감 속에서 4월을 맞이했지만, 최근 발표한 뉴스에 따르면 4월부터 여름이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한때 "봄이 오면 꽃놀이를 가자"고 말하던 우리는 이제 "봄이 오긴 하는 걸까?"를 걱정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봄철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이라 했지만, 이제는 겨울에도 맑은 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따뜻한 날을 반기던 마음은 이제, 오늘은 숨을 편히 쉴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는 삼한사온이 아닌 삼한사미라는 말을 알려줘야하는 걸까?


찬바람이 불 때마다 파란 하늘이 함께 오던 그 겨울이, 꽃이 피고 따뜻한 바람이 불던 그 봄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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