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는 멈추지 않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거리두기, 마스크, 확진자 수에 민감했던 그 시절은 마치 한 편의 먼 기억처럼 느껴진다.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병’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지금,
실제로 코로나는 더 이상 위험하지 않은 질병이 된 걸까?
우리가 잊고 있는 사이에도 바이러스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작년에 새로운 코로나19 ‘JN.1 변이’의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이 있었다.
오미크론 계열의 하위 변이로, 전염력은 매우 높지만 상대적으로 중증도는 낮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덜 위험한 존재로 바뀌었다고 느끼는 것도 맞지만
우리의 면역 체계와 사회적 대응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백신과 자연 감염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
변이가 일어나도 우리의 면역시스템은 '기억'을 통해 유사한 바이러스들을 일정 부분 막아준다.
또한, 신속한 진단, 경구용 치료제, 충분한 병상과 대응 시스템은
초기 팬데믹 때의 공포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잘 알게 되었고, 두려움 없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놀라운 점은, 이 변화가 단순히 사람들의 ‘적응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알게 모르게 면역과 기술이라는 방패를 갖추어왔다.
백신과 치료제, 수많은 임상 데이터, 그리고 반복된 감염을 통해 생긴 항체.
그 덕분에 지금은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예전처럼 죽음까지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바이러스는 쉬지 않고 변이하고 있다.
우리는 괜찮아졌는데, 그 바이러스는 왜 덜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을까?
바이러스는 숙주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죽이기 위해 퍼지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퍼지는’ 쪽을 택한 것이다.
과도한 독성은 스스로를 소멸시킨다. 코로나19도 이 진화를 택했다.'
이제는 폐 깊숙이 침투하기보다, 코와 목 등 상기도에 머무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아졌다. 이것은 무작위의 운이 아니라, 진화의 논리다.
그렇기에 ‘변이를 막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잘못된 질문이다.
변이는 막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변화를 어느새 학습했다.
매년 독감 백신을 맞듯, 코로나 백신도 변이에 맞춰 계속 개발된다.
우리는 이제 치료제를 알고 있고, 빠른 진단법을 익혔으며, 무엇보다 덜 두려워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는 처음의 공포와는 다른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는 중이다.
코로나-19 펜더믹이 시작되고 5년이 지났다. 그러나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다.
분명, 다음 팬더믹은 또 다른 이름과 얼굴로 찾아올 것이다.
우리는 그때도 지금처럼 대응할 수 있을까?
진짜 면역력은 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축적되는 것이 아닐까.
공포로 가득 찬 초기에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과했는지를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변이보다 무서운 건, 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