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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usduck Jan 13. 2019

수프카레가 처음인 당신

가라쿠 (スープカレー GARAKU)

눈 내리는 한겨울의 삿포로에서 먹는 음식이라면 난 무조건 수프카레야


수프카레란 말 그대로 국물이 수프 같은 카레다. 굳이 비교하자면 찌개의 형태에 가까운데, 홋카이도에서 재배되는 온갖 채소와 고기의 종류를 자세하게 골라 넣을 수 있고 매운맛을 조절해 밥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 우리가 평범하게 접하는 깍둑 썬 채소가 듬뿍 든 걸쭉한 카레와는 비주얼이 완전히 다르다. 제철 채소들을 식감과 모양을 살려 튀기거나 구워 넣고 칼칼한 국물을 채워준다. 삿포로에서 하얀 눈이 펄펄 내리는 겨울날 뜨끈하고 매콤한 카레 국물을 떠먹어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나처럼 삿포로의 겨울과 수프카레를 함께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삿포로에는 건물 하나에 수프카레집이 꼭 하나씩은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수프카레집이 있다. 라마이, 칸쿤, 스아게, 오우치, 코코로.. 나에게 맛있는 수프카레집을 추천하라면 머릿속에는 열 군데가 넘는 집들이 한번에 떠오를 정도이고 삿포로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저마다 다 다른 집을 이야기할 만큼 경쟁이 엄청 치열해 쟁쟁한 집들도 한둘이 아니다.


가라쿠 역시 이미 삿포로를 방문하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져 인기가 많은 곳이다. 최근에는 가게가 이사하면서 내부도 훨씬 넓어졌고 지점까지 생겨버려 사실 이곳을 소개해야 할까 좀 망설였었다. 그럼에도 수프카레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수프카레가 맛있는 음식임을 말해주는 곳이라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최근까지 스스키노 대로 안쪽의 2층에서 영업했었는데 얼마 전 두 블록쯤 아래 타누키코지의 지하 2층으로 이사를 했다. 계단을 빙빙 돌아 끝도 없이 늘어선 사람들을 구경하는 일은 이제 넓어진 점내로 인해 소원해진 듯하다. 그림은 나의 추억 속에 있는 이사하기 전의 모습이다.

가라쿠의 수프카레는 진한 맛이 특징인데 기술 좋게 익힌 각종 채소들과 고기가 거의 찌개 농도인 진한 맛의 국물과 무척 잘 어울린다. 사이드로 나오는 밥은 카레가루를 넣고 지어서 노란색이 돌고 있다. 함께 주는 레몬즙을 뿌리고 한 숟갈 떠서 국물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이곳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채소는 구운 브로콜리. 구웠다고는 하지만 거의 튀김에 가까워서 한 입 베어 물면 기름이 좌악 나온다. 그 기름 맛이 느끼하면서도 묘하게 마음에 든다. 

방문한 계절이 겨울이라면 그 맛이 훨씬 좋아질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주소  札幌市中央区南2条西2丁目6-1 おくむら ビル B1

오픈  평일 점심 11:30~15:30  평일 저녁 17:00~23:30  휴일 11:30~22:00

휴무  부정기

가격  치킨야채 1150엔, 구운 치즈와 베이컨 토마토 1180엔, 버섯 7종 1030엔

홈피  http://www.s-garaku.com


*그림은 새로 이사한 곳이 아닌 이전 스스키노 본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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