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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usduck Mar 08. 2019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수프카레가 궁금한 당신

스아게 + (Suage +)

삿포로의 사람들 중에서 수프카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건 춥고 눈이 오는 겨울이 유난히 긴 날씨와도 관계가 있을 듯싶다. 하긴, 으슬으슬 뼛속까지 서늘함이 파고드는 날씨에 뜨끈하고 칼칼한 국물을 싫어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삿포로에서 나고 자란 나의 일본인 친구는 수프카레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그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가게가 바로 스아게였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우리는 자연스럽게 스아게를 여러 번 방문하게 되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가 수프카레집을 방문한 게 수십 군데가 넘을 테지만 그중 꼬치구이가 들어있는 곳은 스아게가 유일했다. 많은 종류의 재료들을 각각 손질하고 조리하는 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귀찮고 힘들 텐데 거기에 꼬치에 끼우는 품을 한 번 더 들인다는 건 역시 정성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품질 좋은 채소들과 고기들을 꼬치에 꽂아 잘 구워 수프에 넣어주는데 재료에 불향을 입히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물론 수프카레의 생명은 토핑을 다루는 솜씨이기 때문에 어느 집이든 평균 이상으로 채소들을 잘 다루지만 그중에서도 스아게는 채소에 민감한 북해도 사람들의 입에 잘 맞도록 특별히 조리를 잘하고 있었다. 

왼쪽은 뼈를 바른 닭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운 시레토코 치킨과 채소 카레, 오른쪽은 기간 한정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카레


수프는 스아게와 코코넛 2종으로 다른 집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연하면서 살짝 묽은 편이다. 코코넛 수프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코코넛 향이 아스라이 나고, 스아게 수프는 매콤 칼칼하다. 

조금 묽긴 하지만 풍미 자체가 묵직한 수프는 잘 구운 토핑들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당한 간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밥을 한 술 떠서 국물에 살짝 적시고 꼬치에 끼워진 토핑들을 하나씩 뽑아먹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나는 보통 그 집의 인기 NO.1 메뉴나 가게의 추천 메뉴를 주문하는 편인데 이곳에서는 방문한 계절에 한정으로 판매하는 메뉴를 맛보기를 되도록 추천한다. 이유는 그 계절에 가장 맛있는 채소가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아스파라거스가 나오는 계절에 방문한 적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인상적인 맛으로 남아있다.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5 都志松ビル 2F

오픈  월-토 11:30~22:30, 일-공휴일 11:30~22:00

휴무  연말연초

가격  시레토코치킨과 채소 1150엔, 라벤더 돼지구이 조림 1150엔, 야채듬뿍 1000엔

홈피  www.suage.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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