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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usduck Apr 18. 2019

치열한 삿포로 라멘계의 하이 랭커

이치겐 (えびそば一幻 総本店)

삿포로 라멘의 유명세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삿포로에는 상상을 초월한만 한 숫자의 라멘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고 그를 위해 줄 서는 것을 서슴지 않는 일본인들인 답게, 서점에 가면 음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서적들 역시 많은데 그중에서도 삿포로 라멘의 가게 소개만으로 된 책이 존재하는 것을 보고 꽤 놀란적이 있었다.

그만큼 삿포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이다. 그러니 그 많은 라멘 가게에 매달 투표를 해서 랭킹을 매겨 공개하는 일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치겐은 언제나 그 랭킹의 상위에 존재하고 있다. 매번 순위가 바뀌기 때문에 1,2,3위를 말하는 건 별 의미가 없으나 오랫동안 그 언저리에 머물러온 것은 사실이다. 그랬기 때문에 삿포로 라멘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나서 이치겐은 신경 쓰이는 곳 중 하나였다.

한동안 천막같은걸로 가려놓더니 리뉴얼로 싹 뜯어고친 외관이 어느날 따란~~ 하고 나타났다.


악연이란 것이 정말 존재하는 건지 영업하고 있어야 할 이치겐이 어쩌다 쉬는 특별한 날에, 나는 연속 세 번이나 당첨되어 헛걸음을 했었다. 아 진짜.. 내가 무슨 제갈공명 찾는 유비도 아니고 라멘따위 먹으려고 삼고초려라니, 세번째는 정말로 한숨이 나왔다. 어쨌든 간신히 도착한 가게문이 열린 네 번째 날은 도로 옆으로 눈이 산처럼 쌓인 추운 겨울이었다.

가게 앞은 인산인해였고 긴 줄을 기다려 들어가자 벽면을 가득 메운 유명인들의 사인과 다시 앉아서 기다리는 대기석을 또 만났다. 매스컴의 힘이란 게 이런 걸까. 나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가 앉아서 라멘 한 그릇을 받아 들었다.


에비소바 소노마마와 야키교자


이곳의 라멘은 에비소바(えびそば), 새우면이다. 돼지뼈 국물을 기본으로 한 간장, 소금, 된장 라멘에 진한 맛의 새우 후레이크를 얹어준다. 그리고 세 가지 국물 타입이 있는데 소노마마(そのまま:그대로), 호도 호도(ほどほど:소노마마에 돈코츠 수프), 아지 와이(あじわい:호도 호도의 진한 버전)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된다.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에비소바 소노마마다. 된장 맛이 진한 삿포로 라멘과는 다르게 첫 한술에 고소한 새우의 향이 진하게 밀려든다. 이 크리스피한 새우 후레이크의 맛이 좋아서 그 이후에도 몇 번이나 긴 줄을 기다려 먹었더랬다. 그러니 내게도 투표용지가 주어진다면 아마 나도 망설임 없이 상위권에 이치겐 한 표를 던지겠다 싶다.



주소  札幌市中央区南7条西9丁目1024-10

오픈  목-화 11:00~익일 오전 3:00

휴무  수요일

가격  라멘 전품 780엔, 오니기리 1개 160엔, 교자 6개 370엔, 공깃밥 대 160엔, 공깃밥 소 110엔

홈피  www.ebisob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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