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 자히르 Sep 17. 2022

5AM,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

엄마의 새벽기상 루틴 세 가지 


새벽 5시, 나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2019년 새벽기상을 시작한 후 3년이 지났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이 새벽 시간을 무수히 쌓아오면서 스스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전형적 올빼미형 인간이었던 내가 어떻게 다음 날 새벽을 기다리며 밤에 잠들게 되었을까? 


새벽은 내가 온 우주의 중심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신기한 시간이다.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나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잡는 시간. 진짜 중요한 것과 아닌 것이 구별되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걸음 물러나 제3자의 눈으로 내 삶을 바라보면, 풀리지 않던 문제의 원인이 쉽게 보였다.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가 생기면,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지난 3년간 새벽기상을 통해 나는 나에 대해 깊이 탐구했고, 진짜 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나를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다. 바쁘고 복잡한 세상, 새벽 시간을 내어 마음을 들여다보는 세 가지 방법을 기록해본다. 




1. 명상

나의 새벽 루틴은 새벽 5시 기상 후 유산균과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간단한 요가와 명상 후, 모닝 저널을 쓰고 독서를 1시간 한다. 그리고 영어 공부를 한다. 하루를 이렇게 두 시간 채우고 시작하면, 성취감과 함께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 새벽에 이미 작은 성공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명상을 할 때에는 요즘 '코끼리' 앱을 주로 사용하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과 함께 그저 내 생각을 바라본다. 고민이 있다면 그저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본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잘하고 있는지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판단하지 않고 그저 관찰한다. 감정을 분리하고, 마지막엔 '행복'과 '즐거움'을 선택한다.  


2. 모닝 저널


모닝 저널은 나의 생각과 감정을 모두 쏟아내는 도구다. 


흐리멍텅한 '감정'도 분명한 '문자'로 바꾸어 직시하면,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런 감정이 들었구나'. 모든 감정을 글씨로 배출하면 머리를 환기시킨 듯 홀가분한 마음이 든다. 고민과 걱정 등 부정적 감정은 모닝 저널에 모두 쏟아버리고, 오직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만 남긴 채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3. 독서

마음이 힘들 때마다 책은 늘 지혜와 통찰, 해답을 주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하지만, 책은 아무런 제약 없이 수많은 지식인을 내 방에서 만날 수 있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확실히 내공이 느껴진다. 그 지혜와 통찰력은 절대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없다.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고, 꾸준한 독서는 이제 아주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새벽에는 영감이 많이 떠오른다. 나는 독서 노트를 쓰면서 책을 읽는 편인데, 갑자기 생각나는 아이디어나 실천할 사항은 파란 펜으로 왼쪽 칸에 따로 적는다. 실천하지 않는 독서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나름 나만의 방식을 만들게 된 것이다. 


독서 노트는 곧 아이디어 노트가 되기도 한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고 나면, 훨씬 생각이 명료해지고 중요한 것들이 보인다. 저자의 생각을 곱씹어보며, 좋은 구절을 필사하고, 반복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든다. 조용한 새벽 시간, 저자와 단둘이 대화하는 느낌이 들면서 그 작가가 궁금해지고 만나고 싶다. 원서의 경우 내가 직접 번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나만의 글을 쓰고 싶어진다. 


7살 아이의 미라클 모닝과 독서 통장


새벽 기상을 통한 의외의 수확은 바로 아이도 새벽에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은 3년째 본 아이는 '나도 책 읽고 싶어~'라고 말하며 자리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다. 만5세를 넘긴 아이인데 정말 기특하다. 잔소리 한 마디 없이 아이가 책을 사랑하게 하는 방법은 역시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오직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참 중요하다. 밤낮없이 바쁘게 일에만 몰두하던 시간을 지나, 여러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내가 내린 결론은 그렇다. 나에게 중요한 게 무엇이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며, 나를 이해하는 것은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유 모를 허전함과 답답함, 특히 아이를 키우며 나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면 짧게라도 새벽에 명상과 모닝저널, 독서를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하루를 시작하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고,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며, 예상하지 못한 삶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이전 04화 경력단절은 절호의 기회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