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사장의 실수담
카페를 하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 경우도 있었다. 카페 오픈 초기의 일이다. 아침 일찍 혼자 카페를 지키고 있을 때 한 커플이 들어왔다.
여성분이 먼저 카운터로 다가왔다.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두 잔주세요. 그리고 여기 빵 중에 어떤 게 제일 잘 나가요?"
빵 진열대에 가지런히 오와 열을 맞춰 올라간 식빵들을 보고 말했다.
"요새는 밤식빵이 잘나가요. 한 번 드셔보세요."
"반은 썰어서 여기서 먹고 반은 포장해서 갈게요."
"네~ 알겠습니다. 커피랑 같이 가져다 드릴게요."
나는 커피머신을 세팅한 후 에스프레소를 내렸다. 뜨거운 물은 85도로 적당한 양을 에스프레소에 넣어야 맛있는 아메리카노가 완성된다. 이제 어느 정도 카페 사장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커피를 준비하고 밤식빵을 봉투에서 꺼내 식빵 절단기 위에 올려놓았다. 그 다음 스위치를 켜면 다다다닥 줄톱날들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식빵을 깔끔하게 자른다. 다음 차례는 식빵을 담을 그릇에 예쁘게 차곡차곡 빵을 올리고 커피와 함께 손님 분들께 내어드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빵이 차가운데 데워주실 수 있나요?"
커피와 빵을 서빙하고 얼마 있다가 커플분들이 물어왔다.
"아 네! 그럼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식빵을 그릇 채 들고 다시 돌아와 빵을 데우려고 했다. 아뿔싸! 카페에 오븐만 있는 것이다. 전자레인지가 없었다. 왜 빵을 판매하면서 따뜻하게 데워드려야 된다는 걸 생각 못했을까. 급하게 오븐을 켰다. 하지만 예열하는 데 10분이 넘게 걸렸고 빵이 따뜻해지는 데 까지도 추가로 10분이 넘게 걸렸다. 1분이 한 시간같이 흘러갔다. 전자레인지면 1분으로 될 걸 빵이 데워졌는지 계속 확인해보며 조급한 맘에 발을 동동 굴렸다. 나는 손님 분들께 양해를 부탁드렸는데 이해는 해주셨지만 표정이 그리 좋지 못하셨다.
손님들이 나가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다. 나는 바로 근처 집에 계시는 어머니께 도움을 요청해 급하게 전자레인지를 카페로 가져왔다. 그리고 시간은 평소처럼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 때 이후로 무언가를 새롭게 할 때는 꼭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려 여러 번 예행연습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이걸 하려면 처음에 이게 필요하고 저게 필요하고 아! 요것도 필요하네.'
요새 잼클래스로 출강을 다닐 때도 미리 항상 머릿속으로 상황을 그리고 예행연습을 하는데 실제로 그러고 출강을 가면 당황할 일이 그리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