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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플랜 Mar 20. 2024

카페가 망했다(4)

카페 오픈 준비를 끝내다

초콜릿디저트로 유명한 카페를 오픈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초콜릿을 배우며 준비했지만 결국 카페 할 때는 초콜릿을 하지 않았다. 카페를 차리려고 미리 정한 상권을 며칠 동안 분석해본 결과 값 비싼 초콜릿 디저트가 맞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한대로 다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결국 내가 선택한 카페는 그 당시 떠오르는 식빵을 만들어 파는 베이커리 카페였다. 이 때 가장 핫한 키워드 식빵에 유럽인증 커피 자격증까지 있는 바리스타! 이제 대박날 일만 남은 것 같았다.      




베이커리 카페를 하기로 결정하고 카페 한편에 쿠킹실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감하게 우리 카페는 통유리로 빵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인테리어를 설계했다.(이게 생각보다 시선부담이 크게 되어 곧 안개시트지로 막게 되었다.) 쿠킹실안에는 큰 반죽기와 제빵 발효기, 3단 데크 오븐을 넣게 되었는데 기계들이 커서 그런지 이렇게 3개만 넣어도 쿠킹실이 거의 꽉 찼다. 남아있는 좁은 공간은 조리가 가능하게 가구를 짜서 마무리 했고 그렇게 쿠킹실을 알뜰살뜰 가득 채웠다.     


이제는 식빵을 배울 차례다. 빵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카페를 오픈하기전 K가 와서 내가 식빵을 능숙하게 만들 때까지 가르쳐 주었다. K는 베이커리 관련해서 수상경력도 있었고 아버지가 베이커리 기계를 만드시고 있었기 때문에 믿음이 갔다. K는 식빵 프랜차이즈를 준비하고 있었어서 누구나 식빵을 만들 수 있게 레시피를 짜두었는데 나는 그 레시피대로 따라 만들기만 하면 되었다.     


먼저 K가 보내준 밀가루 믹스에 버터, 이스트, 물 등 재료를 추가해 반죽기에 넣어준다. 이제  반죽기를 켜 믹서로 돌리면 식빵반죽이 완성된다. 그렇게 반죽기에 만들어진 무거운 식빵반죽을 그릇에 옮겨 담고 미리 켜둔 발효기에 넣어주는 것으로 식빵 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발효시간이 끝나고 발효기를 열면 넣기 전보다 2배는 커진 반죽이 기다리고 있다. 신비롭고 놀라운 발효의 매직이다. 그 다음부터 노동이 꽤나 들어간다. 조리대로 발효가 끝난 반죽을 옮겨 원하는 크기로 자른다. 이 때 두 손 안에 자른 반죽을 넣고 조리대 위에서 빙글 돌리면 동글동글 마치 호빵과도 같이 되는 데 새끼손가락을 잘 감싸면서 돌리면 더욱 예쁘고 동그랗게 된다. 그렇게 소분 반죽을 식빵 틀에 넣어주고 오븐에 구워주면 갓 구운 빵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맛있는 식빵이 완성된다.     


우리카페에서는 부드러운 소프트식빵을 시작으로 시나몬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한 시나몬 식빵, 손으로 쭉 찢으면 주르륵 초콜릿을 흘러넘칠 정도로 가득채운 초코식빵, 코코넛 토핑을 해 이국적인 맛이 나는 코코넛식빵, 빵을 씹을 때마다 고소한 밤이 황홀한 밤 식빵을 만들었고 프리미엄식빵으로 오징어먹물식빵과 바나나식빵 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카페는 가오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이렇게 준비한 카페가 망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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