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젠틀플랜 May 15. 2024

온라인 판매에 재도전하다!

아이디어스 입점하기

야심 차게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했던 딸기, 블루베리 프리저브잼이 한 병도 안 팔려 씁쓸하게 정리한 지난날의 상처가 아물어 갈 때쯤이었다. 한 반년의 시간 동안 잼수련(?)을 마치고 자신감이 붙자 다시 한번 온라인 판매에 도전하기로 했다. 


첫 번째 온라인판매의 실패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일단 가장 큰 것은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광고도 안 했다는 것이다. 네이버쇼핑에 '잼'을 검색하면 나오는 잼이 97만 개가 넘는다. 대기업 잼부터 일회용 잼, 해외배송잼, 수제잼 등등 어마어마한 종류의 잼이 판매가 되고 있다. 이렇게 경쟁률 높은 시장에 무명의 브랜드가 새 제품을 키워드광고도 없이 판매를 하는 것은 시골 골목 구석에 간판도 없이 가게를 차리는 것과 같았다. 내가 온라인에 올렸던 잼은 100페이지를 넘겨야 찾을 수 있었기에 안 팔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


소소하게 시작하는 잼판매에 광고로 많은 돈은 쓸 수 없었기에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을 찾기 시작했다. 오픈마켓이나 스마트 스토어는 대기업에서 막강한 자본력으로 홍보를 하고 있어서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엄두가 안 났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아이디어스라는 수제품온라인장터였다. 아이디어스는 수제제품만 판매 가능해서 공장제작으로 만들어지는 대기업제품은 들어갈 수가 없었고 오픈마켓은 가입만 하면 바로 상품을 올릴 수 있어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이디어스에 입점을 하기 위해서는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쟁률은 확 낮아졌다. 아이디어스에 들어가게 되면 97만 개의 판매처와 싸워야 하는 오픈마켓들과는 다르게 50개도 안 되는 판매처와 경쟁하면 됐기 때문에 여기서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입점을 바로 준비하기로 했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소개, 제작과정 및 작품 사진 등을 보내 심사를 받아야 했다. 나는 오래간만에 컴퓨터 배경화면에 있는 파워포인트를 켰다. 브랜드 소개라.. 딱히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하기로 한 건 바로 그날 하는 성격이라 일단 무작정 입점신청을 위해 브랜드 소개를 쓰려했는데 소개할 것이 없었다. 따로 만들기 귀찮아 카페 이름을 그대로 쓰는 잼 브랜드에 뚜렷한 목표설정도 없이 무작정 판매 시작한 잼을 뭐라고 소개하겠는가. 이때 처음으로 어떤 잼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게 됐다.


세상에는 수많은 잼브랜드가 있고 각각의 브랜드는 다 자기들 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럼 어떤 브랜드로 키워갈 것인가....

관종인 나는 세상에 없는 잼을 만들기로 했다.

누구나 만드는 일반적인 잼보다는 여러 재료들을 블랜딩 한 잼이나 새로운 잼을 창조하고 싶었다. 

그렇게 독특하게 해야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다.

브랜드 소개를 작성완료하고 이제는 제작과정과 잼 사진을 찍을 차례가 왔다. 신선한 딸기로 만들어지는 잼에 향이 강한 로즈마리를 조합해 독특한 향이 매력적인 로즈마리딸기잼의 제작과정을 재료준비부터 한 컷, 한 컷 남겼다. 딸기처럼 강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과일에 향이 먹히지 않고 조화롭게 향을 내는 로즈마리는 딸기와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입점 신청을 완료했고 승인 메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입점 신청을 하고 며칠 뒤였다. 두둥 메일이 도착했다. 근데 이게 웬걸?

아이디어스 입점 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메일이 왔다. 심사 자료가 부적합하다는 이유였는데 내가 보낸 사진 퀄리티가 낮다는 것이었다. 제품 사진은 심사를 통과하면 그때 제대로 촬영하려고 심사용으로는 대충 잼 만 보이게 인증용으로 찍어 보냈는데 그게 문제가 되었다. 입점 심사 내용을 잘 살펴보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문제는 아이디어스는 재심사 신청이 결과 안내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뒤에나 가능했다. 아이디어스에 연락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마음먹은 일은 바로 해야 하는 사람인 나에게는 너무 긴 한 달이었다. 


심사 결과 스트레스가 점점 사그라질 때쯤 한 달이 지나갔다. 그동안 잼 사진을 멋들어지게 찍는 연습을 했다. SNS에 검색해서 맛있어 보이게 찍힌 사진들을 참고해서 같은 구도나 배경을 활용해서 찍어보기도 하고 다양한 빵에 듬북 발라보면서 나무 도마와 음료들과도 함께 찍어보기도 했다. 그중 그럴듯한 사진들만 모아서 드디어 다시 한번 입점 신청을 완료했다.

그리고 이번엔 금방 메일이 도착했다. 


축하합니다!
아이디어스에 최종 등록되었어요.


드디어 아이디어스에 입점 완료! 이때부터 내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었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고 로즈마리를 첨가한 딸기잼, 홍차로 만든 밀크잼,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초콜릿잼을 판매시작했다. 신규입점 버프 때문인지 잼이 한 병, 한 병 주문이 들어왔다. 판매된 잼을 만들고 포장해서 택배를 보내니 이제 비로소 온라인 판매자가 된 것 같았다. 어차피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거 쿠팡과 스마트 스토어에도 상세페이지를 만들어 함께 내가 만든 잼을 올려놨다. 쿠팡 같은 경우는 잼을 올려놓자마자 구매가 이루어졌는데 너무 신기해 새로고침을 몇 번이나 해보기도 했다.

이전 11화 INTP가 만드는 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