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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플랜 May 22. 2024

민트초코맛 잼을 만든다고?!

민트초코잼(1)

이제 본격적으로 나만의 시그니처 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야심 차게 대표상품으로 준비한 로즈마리 딸기잼이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지 않아서였다. 어떤 잼을 개발해 볼까 생각하다가 문득 그 당시쯤에 읽었던 책이 떠올랐다. 매년 새로운 트렌드를 알려주는 '트렌트코리아'라는 책이었다. 2014년도에 나온 책으로 기억한다.


'트렌드코리아'에서 읽은 내용은 초니치 시장을 공략하라는 것이었다. 초니치 시장이란 '틈새'를 뜻하는 '니치'에서 더 들어가 타깃 소비자들을 더욱 세분화하여 공략하는 시장을 말한다. 이 책을 읽고 작은 시장이지만 희소성 있는 잼으로 매니아들을 사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배운 잼 레시피 중에 곰곰이 생각하다 민트시럽을 이용해서 만드는 민트잼을 기억했다. 민트초코는 민초단이라는 확고한 매니아층이 있고 민트초코 붐이 은은하게 불고 있어 꾸준히 팔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민트잼을 알려주신 선생님께 전화를 해 조언을 구했다.


"민트시럽으로 잼을 만들면 냉장고에서 시럽이 결정으로 굳기도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민트시럽 말고 민트 오일을 이용해서 만들어 보세요."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민트시럽 대신 페퍼민트 오일을 이용해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다크초콜릿보다는 화이트 초콜릿을 사용했다. 화이트 초콜릿에 민트색을 입히면 더욱더 민트의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였다. 거기에 우유로 맛을 더하고 프락토 올리고당으로 꾸덕함과 당도를 조절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페퍼민트 오일을 넣어 민트초코잼을 완성했다.


사실 민트초코잼을 개발할 때 어려웠던 건 맛이 아니었다. 바로 민트초코잼의 색을 내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닌 제일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엄청 어려운 작업이었다. 민트색의 식용색소만 조금 넣으면 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하얀 바탕에 민트 색을 더하면 선명하게 민트색이 잘 나오겠지만 문제는 화이트 초콜릿이었다. 화이트 초콜릿의 색이 화이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끓일수록 노랗게 졸아드는 화이트초콜릿에 민트색만을 더하면 탁한 색이 돼 원하는 민트색을 만들기 어려웠다. 그래서 미술을 전공하는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여러 번 물어보고 수많은 색 조합을 해보면서 테스트 한 끝에 흰색을 포함해서 3가지 종류의 식용색소를 최소한으로 섞어 원하는 색을 만들 수 있었다.(지금도 100프로 만족되는 색은 아니라 조금씩 바꿔보며 시도해 보고 있다.)


민트초코잼은 '나 이런 잼도 만들 수 있어요!'라고 알리는 어그로 잼이기도 했다. 대박 날 거라는 기대보다는 민트초코 매니아 분들에게 꾸준히 팔리는 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품사진도 어느 정도 찍다 보니 익숙해졌고 빵들과 함께 찍어서 쨍한 색의 민트초코잼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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