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초코잼(2)
민트초코잼이 한 병, 두 병 팔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게 잼인지 물감인지 모를 민트색이 너무 강렬해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온라인에서 잼 판매를 도전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간 혹 이렇게 한 병씩 팔리면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적은 양이지만 잼이 팔리면서 텅텅 비었던 후기란에도 후기가 하나 둘 채워졌다. 기억에 남는 후기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집 냉장고에 먹을 것을 가득 채워놔도 얼마 지나지 않아 텅텅 빌만큼 잘 먹는 남매가 있는데 여동생이 민트초코잼을 주문해 주셨다. 이 여동생님의 말에 따르면 평소에 오빠랑 먹는 걸로 싸우는 경우가 많은 데 민트초코잼은 오빠가 반민초단이라 잼을 먹고 냉장고에 놔두어도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경쟁 안 해도 된다는 여동생의 말에 웃음이 났다. 대학교를 다니는 오빠는 연구실에서 보던 약품 같았다고.(화학과인가 보다.)
네이버에 민트초코잼을 검색하다 지식인에서 이런 질문을 본 적도 있다.
'젠틀플랜 민트초코잼 사야 될지 생각 중인데요...'라는 질문의 글이었다. 덴마크 민트초코우유로 민트초코의 매력에 빠진 글쓴이는 베라 민트초코아이스크림부터 민트초코프라푸치노, 민트초코플랫치노, 민트초코 도넛, 민트초코 마카롱, 민트초코 웨하스, 멘토스 초코민트를 차례로 먹어보다가 민트초코잼을 발견하고 갓 민초단에 입문한 본인이 구매하고 후회하지 않을지 민트초코잼이랑 자신이 먹어본 비슷한 민트초코맛이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었다. 다행히 답변에 민트초코잼을 먹어보신 분이 긍정적으로 추천해 주셔서 모니터를 보고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다를 여러 번 외쳤다.
민트초코잼을 만들며 가장 기쁜 순간 중 하나는 내가 만든 잼이 유명 유튜버를 통해 유튜브에 공개됐을 때이다. 내가 직접 만든 잼이 대형채널에 노출되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유튜브에 뜬 영상을 바로 보지는 못한다. 유튜버가 어떻게 평가했을지, 댓글 반응은 어떨지 살펴보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에게 유튜브 링크를 보내고 먼저 봐달라고 한다. 그리고 영상이 괜찮게 나왔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 때야 안도하고 유튜브 영상을 본다. 후기나 블로그 리뷰도 그렇고 내가 만든 잼의 리뷰나 후기를 보는 건 이상하게 참 부끄럽다.
민트초코잼은 마니아들을 생각해서 가볍게 만들어낸 이색잼이지만 어느새 내가 만드는 잼 중 이젠 시그니처잼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는 '식욕이 떨어지는 색이다', '유행 끝나면 더 이상 못 팔 잼이다'라는 말들을 하지만 나와 함께 지금도 계속 연구하고 수정해 가며 같이 성장해가고 있는 잼이다. 때로는 잼이 만족스럽지 못해 좌절하고 눈물을 흘리며 이 잼은 이제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결국 계속 도전해 가며 부족한 부분을 고쳐가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잼이다.
각종 민트초코 식품이 나오며 유행바람이 불던 때 하루 100병 이상의 주문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때의 민트초코잼은 지금보다 완성도가 떨어져 아쉬운 맘이 들 때가 많다. 지금 퀄리티의 민트초코잼이었다면 재구매가 계속 더 일어나지 않았을지... 하하
인생에서 기회는 중식당 회전 테이블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적이 있다. 기회가 지나갔다고 해도 회전 테이블을 돌리고 돌리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듯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 기회는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나는 그 기회가 올 때까지 매일 연구하며 잼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기회가 되어 일본에서도 민트초코잼을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매출이 거의 없었지만 일본 트위터와 100만 유튜버의 릴스를 통해 소개되며 조금씩 판매량이 늘고 있다. 점점 기회가 가까이 오고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