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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플랜 Jun 12. 2024

잼을 배우러 일본으로 떠나다(1)

잼을 공부하려고 인터파크도서로 들어가 '잼'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책들을 모조리 사서 읽을 때였다. 처음 보는 생소한 레시피들로 가득한 잼 레시피북을 보게 되었다. 알찬 내용에 첫 페이지를 펴 저자가 누군지 다시 살펴봤다. 저자는 나카무라 조리제과전문학교, 르 꼬르동 블루 등을 나와 이후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유명 제과점 '메종 페흐베흐'에서 1년 동안 연수를 마쳤다. 이때 세계에서 '잼의 여왕'이라 불리는 스승 크리스틴 페흐베흐 밑에서 알자스 지방의 전통 과자와 요리, 잼을 중점적으로 공부했다고 했다. 그렇게 작가 소개를 쭉 읽다 마지막에 저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발견했다. 뭔가 복부 깊숙이부터 끓어올랐다. 작가님께 DM을 보내야겠다고 무작정 생각했다. 이분께 잼을 배운다면 나도 많이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인스타그램을 검색해 저자의 인스타그램을 찾았다.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정갈하게 하얀 그릇에 놓인 디저트 들과 잼, 과일사진들로 가득했다. 저자는 일본 사람이었기에 한글을 번역기에 돌려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일본어들을 복사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내가 읽은 한국어판 잼레시피북을 찍어 올린 사진과 함께 선생님이 쓴 내용 중 복숭아잼에 대해서 물어봤다. 별다른 건 아니고 선생님이 레시피북에 쓴 월계수잎과 백도로 만든 잼을 백도 대신에 황도로 만들어도 괜찮냐는 가벼운 질문이었다. 


그날 바로 답장을 받았다. 선생님은 먼저 본인의 책을 읽어줘서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백도 대신에 황도로 잼을 만들어도 좋다며 그 당시 내가 카페를 했었기에 카페 메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답장을 주셨다. 또 참고할 만한 잼이나 과자를 만드는 가게 인스타를 알려주시기도 하셨다.


답장과 조언을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소통이 되다 보니 직접 만나 뵙고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조심스럽게 번역기를 돌려 직접 배움을 청했다. 


답장이 왔다. 


글을 복사해 빨리 번역기를 켰다. 아뿔싸! 읽어보니 선생님이 현재 일본에 계신 줄 알았는데 호주에서 지내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일본에 돌아올 계획이 없다고 적혀있었다. 당시 나는 카페를 운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기에 유럽을 다녀오는 건 큰 부담이었다. 일본이면 가까우니 시간을 쪼개서라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직접 배우는 건 불발이 되었다. 그래도 선생님 활동을 보고 배우자는 생각에 SNS 팔로우를 했다. 매일 올라오는 잼과 디저트 피드를 보며 많은 자극을 받고 나도 매일매일 잼을 만들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평소처럼 인스타그램을 보는 데 선생님의 새로운 소식이 피드에 올라와있었다. 그것은 바로 일본으로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회였다. 다시 선생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선생님의 책을 읽고, 이전에 잼을 배우고 싶다고 연락한 적이 있는 한국인입니다. 그때는 선생님이 호주에 계신 것과 코로나 때문에 배우러 가기가 힘들었지만 외국인의 일본 입국이 6월부터 가능해진다는 뉴스를 보고 다시 용기를 내어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 있는 하우스텐보스 근처에서 공방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남편분이 영어가 가능하니 일본어나 영어로 수업해도 괜찮은지 물어오셨다. 문제는 내가 영어랑 일본어 둘 다 잘.... 이 문제는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와 함께 가기로 정하면서 해결되었다. 8월 정도에 수업을 하기로 선생님이랑 계획하고 나는 일본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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