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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직장인 Feb 13. 2022

나를 찾아가는 100가지 질문_첫번째

요즘 나는 안녕한가요?


나의 일상이 어땠는지 잠시 멈춰보는 시간은 당신이 더 안녕히 살아갈 수 있도록 다짐하고 행동하게 해 줄 거에요.

  자문자답의 첫번째 질문은 바로, '요즘 나는 안녕한가요?' 다.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생각이 날때마다 안부를 묻곤 한다. '생일인데 잘 보냈는지?', '날씨가 많이 춥다는데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등 타인의 안부를 종종 물으면서 서로 근황 토크를 하고 시간되면 만나자는 약속까지 한다. 그렇다면 정작 나에게는? 나에게 안부를 물었던 적이 있을까? 나와 약속을 잡고 나만의 시간을 가졌던 적은 있었을까? 쑥쓰럽고 민망해서 거울에 비치는 나의 얼굴, 녹음된 나의 목소리, 영상에 나오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든데 나에게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그렇게 쓰기 싫어했던 일기였지만 성인이 된 뒤에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고 하루하루의 나를 반성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기 위해서 일기를 썼다. 하지만 나의 일기는 그냥 일기(日記)였다. 하루의 기록. 그것도 아주 단순하게 어린 학생들이 쓰는 것과 같은 하루의 사실 기록이었다. '오늘 회식을 했다. 회식 메뉴는 또 삼겹살이다. 지겹다. 다른 것 좀 먹으면 안될까?' 같은 내용의 글들이 일기장에 넘쳐났다. 가끔은 건설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올해는 계획한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내년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퇴근해서 자기 전까지 2시간씩 공부를 한다.' 등 처럼 나름의 미래지향적인 내용들도 있었다. 그 외의 내용은 대부분이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이렇게 실수도 많고 눈치도 많이 볼까?' 등과 같이 나에 대한 비판, 비난이 담긴 내용이었다. 어디에서도 나를 위로하고 나에게 안부를 묻는, 나를 격려하거나 응원하는 내용은 없었다.


  그때  편의 영화를 보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명의 할리우드 배우인  데이먼과 로빈 윌리엄스가 나온 영화 <<굿  헌팅(Good Will Hunting)>>이다. 불우한 반항아지만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MIT 청소부 '( 데이먼)' 심리학 교수인 ‘’(로빈 윌리엄스)  '' 가지고 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위로 받고 성숙해가는 과정을 다룬 감동적인 영화이다. 나의 인생 영화 TOP 5 들어갈 정도로 지금도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고 '괜찮아 잘 하고 있어'라는 응원이 필요할 때마다 보는 영화이다.  영화에는 한번씩 들어봤을 명대사가 하나있다.

It's not your fault.(네 잘못이 아니야)

  숀은 윌에게  말을 하며 안아준다. 윌은 거부하고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지만 숀이 윌에게 "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라고 반복해서 얘기하자 마음 깊숙이 숨겨두고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던 자신의 상처를 눈물로 들어낸다. 그리고 숀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항상 당당하고 자신의 논리로,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했던 윌이었지만 숀의 을 듣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는다. 그 위로에 힘을 얻고 윌은 조금씩 변화해간다. 당신은 어떤가? 우연히 들은 노래 가사의 한 구절, 읽던 책의 한 문장 등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위로를 받았던 적이 있는가?


  누구나 가슴 속에 상처를 안고 산다. 넘어져서 생긴 상처에 새살이 돋듯이, 실패 없는 성공은 없고 상처 없는 성장은 없다. 그 상처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극복해 나가느냐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만약 당신이 상처를 숨기고 숨겨 놓고만 있다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온다. 번아웃(burn-out)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싶다면 미리미리 나에게 안부를 물어봐야 한다. '요즘 나는 안녕한가요?'.


  안부를 묻는 방법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정하면 된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면서 물어봐도 되고, 글을 쓰면서 물어봐도 된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자주, 수시로 나의 안부를 묻고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마음, 감정, 생각은 다른 사람이 알 수 없고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다. 나의 안부를 물으면서 어느 누구도 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나에게 안부를 묻는 순간만큼은 나에게 솔직해지자. 그래야지 정확한 나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지금 나에게 묻는다. '요즘 나는 안녕한가요?' 나는 요즈음 안녕하지 않다. 회사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흔이 다가올수록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은퇴는 빨라지고 직장생활이 나의 평생이 아니라고 생각되면서 어떤 준비를 해야 앞으로의 인생을 후회없이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하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하루에 충실하고 싶지만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면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이 글이, 앞으로 쓰게 될 자문자답에 나의 답을 달면서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를 찾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이 함께 풀렸으면 좋겠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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