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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Mar 14. 2020

MBTI E vs I, 가르지 맙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전형적인 외향적인 아이였다. 친구랑 노는 것을 좋아하고, 나가서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앞에 나가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실장(반장, 그 당시에는 실장이라고 했다.)도 가끔 했다. 


그런 외향성을 스스로 좋아했다. 그리고 사실 우리 사회는 외향성을 내향성보다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어른들은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들보다는 시끄럽고, 어른들에게 낮 두껍게 한마디라도 붙이는 아이들을 좋아하시곤 했다. 


보통 그 아이가 정말 리더십이 있는지 없는지는 실장이 되는데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시끄럽고 활동적인 아이가 실장이 되었던 것 같다. 혹은 그냥 공부를 곧 잘하고 선생님이 좋아하는 아이가 실장이 되고는 했다. 


그렇게 사람 만나고 밝고 활달한 외향적인 내가 좋았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에너지는 넘쳤다. 어쩌면 그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내 감정에 솔직하지 않았다. 힘든 일보다는 좋은 일에 언제나 초점을 맞추었고, 볼멘소리는 지양하려 노력했다. 


자기감정을 들여다보고 글을 쓰는 행위는 왠지 모르게 낯이 부끄러웠다. 


그러나 요즘 여러 계기가 되어 글을 열심히 쓰고 있다. 이 매일 쓰는 글이 나를 많이 치유해 준다. 요즘 잠을 잘 못 잔다. 힘들다. 그럴 때 글쓰기가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준다. 


글쓰기는 내성적인 사람들의 대표적인 무언가다. 자기감정에, 상처에 더 깊이 빠져 솔직한 글이 좋다. 


우리 사회는 외향적인 사람을 기르는데 집중한다. 그러나 그 외향적인 사람들도 언제나 내뿜는 에너지 속에 슬픔이 있을 수 있다. 그들도 글을 쓰고, 조금 더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https://www.ted.com/talks/susan_cain_the_power_of_introverts

해당 강연은 제목처럼, 내향적인 사람의 힘을 다룬다. 내향적인 사람은 30~50%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들을 외향적으로 활발한 사람이 되도록 알게 모르게 팔꿈치로 툭툭 치고 있다.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 각각 자기의 장점이 있다. 그리고 더군다나 모두는 외향적이면서 내향적이다. 스펙트럼일 뿐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 


어떨 때 본인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잘 살피자. 그리고 스스로 나는 언제나 ~~~ 야.라고 규정하며 본인을 유리상자 속에 가두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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