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by 안건

두달 째 사실상 오프라인으로 살고 있다. 얼결에 디지털 디톡스를 한다. 몇 년 전 다이어트 할 때 이야기가 나오던 디톡스, 몸의 독소를 빼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 즈음 많은 인기를 끌던 디지털 디톡스.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 온라인으로 인터넷과 연결돼있다. 그러니 의식적으로 오프라인 시간을 만들어 온라인의 독기를 빼야 한다.” 는 이야기 였다.


당시에는 인터넷 없이 21세기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냐며 참 시대에 뒤쳐진 생각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지금 문득 돌아보니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인터넷이 실질적으로 집중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등의 효과는 차지하더라도, 인터넷 사용은 나의 정서를 너무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정신과 의사 마이클 하우소어는 요즘의 청년들은


동료들의 삶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무리에서 낙오되는데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Nytimes - Texting may be taking a Toll

고 말했다.


특히 한국 사회는 남에게 관심이 많은 사회다. 그렇게 우리는 자라왔다. 언제나 남과 비교하고, 비교 당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이는 한 개인을 탓 할 수 없는 시스템의 문제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시험 성적에는 등수가 나왔다. 내가 얼마나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얼마나 남들보다 잘했는지, 혹은 못했는가가 중요하다. 고작 하나를 틀렸어도 모두가 100점 이라면 나는 좋은 결과가 아닌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와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장 바로 옆의 친구들과 비교를 하진 않더라도, 나와 나이가 비슷한 누군가와 항상 비교를 한다. 이 쯤이면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이쯤이면 취업을 해야 한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어도 상관 없다. 남들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그런 흐름을 무의식적으로 자꾸 느끼게 하는 것이 인터넷과 SNS였다. 기사를 보거나 친구들의 취업 소식을 들을 때 불안해졌다.


그래서 지금 인터넷을 멀리하는 상황이 미래도, 과거도 아닌 오늘 하루를 살게 도와주고 있다. 오늘 하루, 지금을 살다보니 훨씬 더 선명해진다. 지금은 조금 더 작은 일들에 집중하며 지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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