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kg에서 68kg까지
마른 사람들이 운동을 하여 몸무게를 늘리고 바디 프로필을 찍는 과정은 몸무게를 빼는 사람의 그것과 아주 다르다. 마른 것이 컴플랙스였고, 마르다는 말을 그만 듣고 싶은 사람, 그리고 허리가 아픈 등의 이유로 근육을 찌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약 59kg에서 68kg까지 10kg를 운동으로 살을 찌우고 결과적으로 아래와 같은 바디 프로필까지 찍으며 내가 배운 마른 사람이 살찌는 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마르다는 것은 내 평생의 컴플랙스였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 "너 왜 이렇게 살이 쪘어"라고 말하거나 그만 좀 먹어라는 것은 실례이지만, 이상하게 마른 사람에게 "너 왜 이렇게 말랐어"라고 말하며 밥 좀 더 먹어라는 것은 무례한 것이 아니다.
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가면 꽤 많은 여성들은 내 옆에서 자신의 종아리를 대보며 "와 나보다 종아리가 얇다"라곤 했다. 대체 의도를 알 수 없었지만,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근력운동은 즐기지 않았고, 예민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체질 상 많이 먹으면 체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밥을 그른 성향 상 항상 마른 상태였다. 운동을 하기 전 왼쪽을 바디 프로필을 찍은 오른쪽과 비교하면 180cm의 키에 59kg이었으니 정말 마른 체구이긴 했다.
헬스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허리가 아파서였다. 2020년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허리 통증이 굉장히 심했고, X-ray와 MRI를 찍어보아도 디스크에 큰 문제는 없었다. 의사는 오히려 운동을 권했다. 운동을 해서 허리에 근육이 좀 붙으면 허리 통증이 덜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살 찌우기 및 근육을 얻기 위해 본격적으로 헬스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웨이트를 시작하기 전에도 헬스장도 잠깐씩은 다녔고 농구와 유산소 운동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즐겨 운동의 베이스가 아예 없었다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본격적으로 운동을 열심히 1년 반을 했고, 중간에 이렇게 열심히 하는 김에 바디 프로필이라는 목표를 잡아보자고 해서 바디 프로필을 찍게 되었다
사진과 수치 모두 아주 마음에 드는 결과를 얻었다. 바디 프로필을 찍으며 내가 배운 마른 사람들이 체질을 이겨내 살을 찌우는 법은 다음과 같다.
0. 동기부여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필수다. 마른 사람들에게 살을 찌우는 방법은 간단하지 않다. 평생 살아온 체질과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헬스장 가는 것이 힘들 것이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저렇게 열심히 매일 챙겨 먹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거기에 부상까지 겹치면 그만두고 싶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나 싶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단순히 마른 게 싫다는 것을 넘어 허리가 아프다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어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부터는 헬스장 가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 되려 운동을 가지 않는 날이 힘들었다. 하루 중 운동을 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을 정도다. 살을 찌우며 헬스라는 아주 소중한 취미를 얻었다.
그러나 의외로 내가 얻은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단순히 허리가 아프지 않은 것이나 멋진 바디 프로필 사진 한 장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위하여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해 나가며, 중간중간 내 목표에 가까워지지 않는다면 그 계획을 수정하는 방법이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으로 나를 바꿔나갈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가 이뤄나갈 수 있다는 꽉 찬 충족감이다.
살을 찌우면서도 그런 것을 배울 수 있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자존감, 자신감 혹은 충족감 말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의 그 짜릿함은 인생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
1. 식단
마른 사람들이 살찌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은 하루에 5끼는 이상 먹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이다. 그러나 흔히 바디 프로필이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샐러드와 닭가슴살과는 다르다. 물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밸런스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단 기본적인 칼로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리 단백질을 먹어도, 아무리 운동을 매일매일 강한 강도로 해도 소용없다. 질량 보존의 법칙이다. 들어가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몸무게가 늘어가겠는가. 일단 많이 먹어야 한다.
그러나 마른 사람들이 평생 마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 소화기관이 좋지 않아 한번에 많이 먹을 수 없다. 마른 사람들이 괜히 살 찌운다고 한 끼에 억지로 먹으면 배탈 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조금씩 나눠서 5끼를 먹어야 한다. 나의 경우 아래와 같은 루틴으로 식사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오트밀)
운동
운동 후 간식
점심 (일반식)
일과 간식
저녁 (일반식)
이때 간식은 비교적 간편하고 맛있는 초밥, 김밥, 샌드위치, 메밀소바 등을 먹었다. 하루 이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이 식단을 1년을 넘게 해야 했다. 그러니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인 것이 중요했다. 그렇기에 별로 맛없는 단백질 셰이크보다는 되도록이면 자연식을 택했다.
2. 부상 방지- 천천히 한 걸음씩
부상을 방지해야 오래 할 수 있다. 느려도 천천히 가야만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러 번의 살을 찌우려 시도했다. "마른 사람 살찌는 법"을 검색하며 노력했었지만 모두 실패했던 이유가 부상 때문이었다. 부상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찾아왔다. 별로 맛도 없는 닭가슴살과 단백질 셰이크를 억지로 털어 넣다가 장염이 나거나 위염이 나 2~3일 만에 그간 했던 노력이 다 수포로 돌아갔다. 또한 발목을 다치거나 손목을 다쳐 운동을 할 수 없게 되며 운동을 쉬어야 했다.
이번에도 물론 몇 번의 부상이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부상 방지에 큰 신경을 썼다. 먼저 식단의 경우 절대 식사량을 한 번에 많이 늘리지 않았으며 웬만하면 자연식으로 했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아 도저히 밥을 못 먹겠는 경우 비교적 위장에 부담이 가지 않는 야채류로 대신했다.
또한 운동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고자 운동하기 전 웜업과 운동하고 나서 스트레칭을 특히 많이 했다. 운동을 하지 않다가 운동을 하는 경우 근육은 빨리 성장하기에 중량은 올라간다. 관절의 경우 근육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히 운동 초보자들은 손목과 발목 등의 관절에 부상이 많이 생긴다. 그렇기에 운동을 하기 전 몸을 데워주는 웜업과 운동을 마치고 하는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3. 운동
티가 안나는 곳을 더 열심히 하자. 팔과 어깨 근육 같은 말단 부위의 근육일수록 근육이 크지 않아 빠르게 성장한다. 그리고 가슴, 등, 하체로 갈수록 근육이 크기 때문에 근육의 성장량이 단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살을 찌우는 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하체와 등 같은 큰 근육 위주로 운동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큰 근육의 운동을 먼저 해야 배고 고프고, 식사량이 는다.
하체의 경우 근육이 는다고 해서 티가 금세 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 몸의 근육 중 가장 많은 부분이 허벅지 근육이다. 그리고 그 허벅지 근육이 발달하면 몸에서 더 많은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고, 그 호르몬은 전체적인 근육 성장이 빨리 된다.
마찬가지로 코어 근육도 마찬가지다. 근육이 따로 붙을 것도 없어 아무래도 등한시하기 쉽지만 코어 근육 단련을 열심히 해야지만 중량을 치는 운동을 할 때 균형을 잘 잡아주고 성장할 수 있다.
pt를 받을 수 있으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 혼자 하면 부상의 확률도 높을 뿐 아니라, 마지막 하나를 보통 포기하게 된다. 그 마지막 하나를 들 때 근육이 조금 찢어지고, 휴식을 할 때 그 찢어진 근육에 섭취한 단백질이 들어갈 때 근육이 성정 한다. 점진적 과부하가 필요하다. 이 점진적 과부 화과 없으면 성장은 멈추기 마련이다. 또한, 운동을 바른 자세로 하는지 도와주기에 부상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필자의 경우 처음 4~5개월 정도는 pt를 그리고 그 이후에는 그룹 pt의 형식으로 계속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았다.
만약 금전적인 이유로 pt가 어렵다면 적어도 함께 운동할 사람을 찾으면 큰 도움이 된다.
완전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마지막 하나를 할 때 보조를 해주고, 내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자세가 뒤틀리지는 않았는지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 약속을 잡으면 헬스장에 가야 할 동기가 생기는 것은 덤이다. 필자의 경우 학교에 있는 바디빌딩부에 들어갔고, 위 사진은 바디빌딩부 사람들과 함께 찍은 바디 프로필 사진이다.
4. 운동일지
기록은 기억을 이긴다
이 글에서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정이다.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슬럼프를 반드시 만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록을 해야 한다. 기록을 해야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다. 이화여대의 연구에 따르면 운동일지를 쓰는 사람들의 감정을 분석한 결과,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사람들 중 운동일지를 꾸준히 쓰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주로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기록을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간편하게 해야지만 오래 꾸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번핏>이라는 앱이 아주 유용하여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이렇게 몸무게의 증량을 이렇게 잘 볼 수 있다. 이렇게 눈으로 보니 내가 얼마나 열심히 증량을 해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고, 뿌듯함을 금세 느낄 수 있다.
번핏의 왼쪽 메인에서 운동을 기록하기를 누르면, 대표적인 운동들이 가운데에 나오고, 그 운동들의 간단한 설명과 액션이 보인다.
그렇게 운동들을 기록하면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그것들을 친구들과 공유하면 더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꾸준하게 기록하고, 내가 얼마나 잘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했던 것이 결국 내가 증량을 할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나는 강력하게 믿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운동을 슬기롭게 꾸준하게 해서 원하는 목표를 꼭 이뤄나갔으면 좋겠다.
(본 포스팅은 소정의 기고료를 받았습니다.)
마른 사람이 대체 뭐하러 살찌는 방법까지 연구해가며 살을 찌우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바디 프로필은 그저 사진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하다. 혹자는 왜 그렇게 몸을 학대하며까지 고작 한 순간을 인공적으로 기록하느냐고까지 한다.
그러나 말랐던 내게 살을 찌우고 바디 프로필을 찍었던 경험은 얄팍하지 않았다. 나는 헬스라는 소중한 취미를 비롯해 자존감, 자신감, 충족감 그리고 최선을 다해 원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의 짜릿함을 얻었다. 그것들은 인생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도 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