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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Jun 22. 2024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무거움

매주 글을 두 개씩 쓰고 있다. 나와 동료들과의 약속이다. 지난주는 하나밖에 쓰지 못했고, 그 전주는 휴가라서 한번 또 스킵했다. 글쓰기란 참 신기해서, 글쓰기가 습관이 되었을 때는 글쓰기가 어렵지 않지만, 글쓰기를 몇 번만 빼먹고 나면 글을 쓰기 금세 어려워진다. 이번주 글쓰기도 참 시작하기 어렵다. 


무언가 어려워질 때면 나는 니체의 말을 되새긴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이 니체의 말은 무엇에든지 적용할 수 있다. 글쓰기를 왜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써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일까.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다. 내가 생각하고 결정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며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깊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며,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말이다. 현대의 삶은 너무 시끄럽다. 주변에 너무도 많은 소음이 있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면 수많은 제품들을 청각적으로 광고하고, 길거리를 걸어도 수많은 제품들을 시각적으로 내게 보여준다. 마치 저 상품들을 가지지 않으면 내 삶이 불행할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 생각하는 힘을 가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내가 그것을 원한다고 착각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삶이 내 내면이 아닌 주변의 소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그저 살아지는 대로 생각한다. 글을 쓸 때면 세상이 조용해진다. 시끄러운 세상에서 내 내면의 목소리를 조용히 듣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 나는 사람들을 가르칠 때,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도록 도와줄 때 가장 행복하다. 가장 큰 의미를 느끼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공부하고 실천한 내용을 결국 잘 '전달'해야 한다. 물론 내가 먼저 경험하고 실천하는 것들도 중요하겠지만, 어떻게 전달하는지 역시도 너무 중요하다. 사실 새로운 지식을 얻고, 원하는 바를 이루는 방법은 굉장히 단순하다. 시중에 있는 책 몇 권 읽고 거기서 나오는 공통점만 뽑아 봐도 방법론은 충분하다. 문제는 그것을 꾸준히 오랜 시간 동안 실천하는 힘이다. 그 꾸준함 때문에 선생님이나 강사가 필요한 것 같다. 그들에게 영감을 받기 위해서 말이다. 어떻게 하면 영감과 열정을 사람들에게 잘 줄 수 있을까, 그것을 고민할 때에도 결국 글쓰기가 답이다. 글을 써서 논리적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 놓으면,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한 답변을 빠르게 줄 수 있다. 지식을 내면화하고, 그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때에도 글쓰기만큼 효과적인 도구가 없다. 


이번 여름 두 달을 잘 활용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아주 소중한 기간이다.

인간의 삶은 불안하거나 권태롭거나, 둘 중 하나의 고통은 반드시 알고 살아가야 한다. -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는 이미 오래전 나의 삶의 모습을 관통하는 삶의 교훈을 알고 있었다. 나의 삶은 항상 불안하거나 권태롭다. 무언가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때는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불안하다. 지금은 오랫동안 원해왔던 목표를 이루고 나니 이 시간이 약간은 권태롭다. 그 둘의 균형을 잘 맞추어 중용의 덕을 지키는 것이 내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인 것 같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갈고닦지 않으면 분명 이 시간이 권태로워질 것이다. 많은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소화하여 내 삶의 미래의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도 역시 글쓰기의 습관은 꼭 필요하다.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를 되새기며 이번주의 하나의 글을 또 작성했다. 좋은 묘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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