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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Aug 14. 2019

처음 보는 사람의 집에서 공짜로 잠을 잘 수 있다고?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사람의 집에서 어떻게 공짜로 잠을 자나? 그 사람은 대체 어떤 이유로 자신의 집을 내어주는 건가? 치안상의 문제는 없을까?

등등 다양한 자연스러운 의문이 든다.

바로 카우치서핑 이야기이다.

이제는 레퍼런스가 10개가 넘어가고, 카우치서핑을 통해서 여행한 나라만 6개가 넘는다.

개인적으로 정말 사랑하는 플랫폼 카우치서핑이다. 이 카우치 서핑이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뢰의 이동>을 통해서 말이다.




1. 신뢰의 이동

지금 시대의 신뢰는 이동하고 있다.

"신뢰의 측면에서 인간의 역사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역적 신뢰의 시대로 모두가 서로를 아는 소규모 지역공동체에서 살던 시대이다. 두 번째는 제도적 신뢰로 (중략) 일종의 중개인 신뢰의 사회다. 세 번째는 분산적 신뢰의 시대로 우리는 아직 그 시대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 책 18p"

큰 은행이나 호텔, 택시 회사 등 아주 거대한 중앙권력을 통해 거래를 하고 그들을 신뢰했던 시대가 제도적 신뢰 시대이다. 그리고 이제 은행의 권력은 비트코인, 이더륨 등의 블록체인 형태로서 플랫폼과 개인들 간의 신뢰로 바뀌고 있다.
마찬가지로 호텔의 신뢰를 에어비엔비를 통해, 택시회사의 신뢰를 우버를 통해 플랫폼과 개개인을 통한 신뢰로 변화하고 있다.

2. 신뢰 더미 오르기

그렇다면 그러한 상황 속에서 신뢰는 어떻게 형성이 될까?

"사람들이 신뢰를 형성할 때 수반되는 공통된 행동양식이 있다. 이를 신뢰 더미 쌓기라고 부르겠다. 첫 번째는 개념을 두 번째는 회사를 신뢰하고 마지막으로는 사람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기계를 신뢰한다. 94p"

조금 더 알기 쉽게 필자가 사랑하는 카우치 서핑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카우치 서핑의 개념을 생각해보자.

개념은 "국제적 교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소파 혹은 남는 방을 여행객에게 내어주고 친구가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의심이 가고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몇 번 이용해 보고 나니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것의 장점에 동감할 수 있었다.

둘째로 회사, 카우치 서핑이라는 회사이다. 카우치서핑 자체가 서로 돈을 주고받는 거래가 아니다. 그리고 이 개념을 먼저 생각하고 플랫폼을 구축해준 카우치서핑 자체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유료 서비스도 아니다. 몇 번 사용하다 보니 큰 감사함을 느껴서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다. 충분히 가치가 있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처음 보는 누군가의 집에서 잠을 자거나 나의 방에 들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믿어야 한다. 이는 카우치서핑의 레퍼런스 시스템을 통해서 보완 가능하다. 카우치서핑을 이용하고 난 다음에 호스트와 서퍼는 서로가 어떠했는지 후기를 주고받는다.

그 후기가 쌓이고, 그 후기를 읽고 나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믿을 수 있다.

이렇게 3가지의 신뢰 더미가 쌓이고 나면 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신뢰자본

이제 이 신뢰라는 것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는 실질적인 자본이 될 수도 있고, 그 사회의 윤택 도로 나타날 수도 있다.

현재 터키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신뢰자본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속하던 핀란드에서 생활을 하다 옮기니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핀란드에서는 모임을 할 때 아무도 늦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자연히 평소에 지각을 하는 사람들도 신경 써서 제시간에 모인다. 반대로 터키에서는 아무도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 그러니 평소에 제시간에 칼같이 오던 사람도 처음에 조금 기다리다가 어느 순간 늦게 오기 시작한다. 시간이라는 큰 자본이 서로 간의 신뢰의 결여로 항상 낭비되는 것이다.

신뢰는 많은 비용을 절감해준다. 렌트 샵에서 고객을 믿는다면, 지하철을 탈 때 알아서 본인이 표를 살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를 검사하는 과정에서의 시간과 돈이 절약된다.

B2B , B2C 사이의 거래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거래 상대를 믿을 수 있다면 선계약금이나 물품을 여러 번 체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신뢰를 주는 사람이,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더욱 깊게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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