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림메이커 Jun 09. 2020

무슨 일을 해도 실패하지 않는 방법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3가지 인생 법칙

* 3일 차, Namche(3,440m)에서 고도 적응을 위한 하루 휴식



2017.10.18, 수


  해발고도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었다. 남체는 쿰부 히말라야 지역 트레킹 시 고도 적응을 위해 하루 쉬어가는 고산 마을이다. 고산병으로 인해 바로 하산하신 프랑스 어머님을 직접 만나고 나니 나 또한 언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래서 욕심내지 않고 이곳 남체에서 하루 휴식과 함께 고도 적응을 하기로 했다.


  아침 식사 후 차분하게 앉아 식당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만년설산들을 감상하며 나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 최고봉이 있는 산속에서 하루 동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우리나라 한정식 느낌의 네팔 음식 달밧과 고산병을 때려잡는 마늘 수프


  고산 마을 구경도 할 겸 밖으로 나갔다. 2주 동안 사용하기에는 가지고 있는 현금이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대박! 마침 여기에 ATM 기계가 있었다. 한 번에 최대 10만 원씩 총 5회까지 인출 가능했다. 


  '응? 회당 수수료가 5,000 원?'


  여기는 한국이 아닌 3,000m가 넘는 히말라야 산속이었다. 눈물을 머금으며 엄청난 수수료를 기부했다. 그리고 서서히 마을을 둘러봤다. 각종 기념품과 트레킹 장비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털모자 하나를 샀다. 아무런 준비 없이 히말라야에 온 나와는 달리 어제오늘 숙소에서 본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고산병 예방을 위해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와! 이거 엄청 따뜻하네.' 


털모자 산 기념으로 나를 앞 배경 삼아 뒤에 보이는 만년설산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속에서 열리는 로컬 시장(3,440m)


  대자연을 거닐며 서서히 산책 후 숙소에 와서 점심을 먹었다. 충분한 수분 보충을 하며 가져온 책을 읽었다. 책에는 삶에 대한 언급이 되어있었다.



  '방향, 지속, 여유'


머리로는 수도 없이 듣고 배워서 잘 알고 있지만 내 삶에서 적용하며 살지 못할 때가 많았던 부분이다.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고 단거리보다 끈기 있게 인내하며 장거리를 달리는 것이며 그 가운데 여유를 잃지 않는 것이다. 앞서 기록한 1, 2일 차 트레킹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마음이 매우 급했었다. 남들보다 그리고 내 예상보다 출발이 늦었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으로 빨리 가려고만 했었다. 방향이 있기는 했지만 속도가 먼저였다. 무엇보다 전체 일정을 바라보며 지속하겠다는 마음보다는 하루하루 일정에 조급하게 쫓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그로 인해 2일 동안 나에게 여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너무 조급했고 불안했다. 무리한 트레킹이 무릎의 통증으로까지 이어진 거 같았다.'


   내일부터는 한 발 한 발 더 천천히 걷기로 했다. 트레킹은 물론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만의 방향을 정했으면, 조급함 대신 여유를 갖고 꾸준하게 그 길을 걷기로 다짐했다. 나의 성향상 쉽지 않은 부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직접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히말라야 흑마와 흑우



  '나는 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꼭 그렇게 한다.' 


  틈틈이 일기를 쓰며 나 자신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채워 넣으려는 의식적 노력과 함께 스스로 동기부여를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내 삶을 더욱 기대하기로 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마음속에 가득 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침낭으로 들어갔다.


쿰부 히말라야 지역에서 가장 큰 마을인 남체에서 바라본 빨랫줄 너머의 만년설산


  내가 가려는 목적지와 아름다운 설산들이 조금씩 보이려고 해서인지, 오늘 하루 남체에서 바라보는 히말라야의 풍경은 유독 더 예쁘게 다가왔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결과도 결과지만 이 과정 자체를 즐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역시 사람은 마음먹기 나름인 거 같다.


  이렇게 또 하루를 마무 하며 히말라야에서의 3일 차 밤을 보냈다.


* 최적의 히말라야 트레킹 시기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히말라야를 등반하기에 최적의 시기는 10월 중순부터 12월 초순이다.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시작되는 시기이며 눈이 오기 전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미리 계획하지 않았지만 계획한 것보다 더 감사하게 10월 중순, 가장 좋은 시기에 히말라야에 다녀올 수 있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울림'을 주는 삶을 꿈꿉니다.

916일 동안 80개 국가, 300개 도시를 방황하였고, 조금 다른 인생을 나만의 페이스로 살아가는 중.


- 개인 키워드 : 동기부여(울림), 가족, 약자, 자신감, 리더십(영향력), 강점, 세계일주, 퇴사(전역), 도전, 성취, 강연, 공감, 글, 코칭, 관계, 멘토, 달리기(러닝)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_captain.lee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eon.lee.52

- E-mail

geonstory@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히말라야의 복병 고산병(feat,엄마가 보고 싶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