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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소시민 Aug 01. 2020

너무나도 어려운 두 글자日新

우리는 날마다 새로워질 수 있을까 

日新

대학과 중용은 그 내용도 어렵지만, 그 실천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물론 많은 개념들과 지침들이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 그리고 지난 5개월을 돌아볼 때 가장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이 두 글자 같다. 


일신(日新)은 "날마다 새로워짐"을 뜻한다. 원문은 대학 전(傳) 2장 신민(新民)의 첫 구절이다. 

湯之盤銘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탕 임금의 목욕통에 새겨있는 글에, '만약에 어느 날 새로워졌다면, 날마다, 날마다 더욱 새롭게 하고, 또 날마다 새롭게 하라' 하였다 "


 날마다 우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반성을 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만약 반성을 했다면 또다시 반성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고치는 것은 충분치 않다. 날마다. 항상. 다시 한번 자신을 반성하여 최선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탕 임금, 그리고 우리의 선현들은 이러한 상태를 자신의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직장을 다녀보니 날마다 날마다 자신을 반성하고,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일 외의 자기 계발을 위해 계획했던 것들은 어느 순간부터 너무 먼 이야기들이 되어갔다. 피곤함을 핑계 삼아 점점 미루었기 때문이다. 날마다 날마다 새로워 지기는커녕, 날마다 날마다 그날의 계획을 미루고 있다. 그리고 계획을 미룬 것에 대하여 깨닫고 반성하지만, 그것도 그때뿐이다. 


하지만 너무 자책하고 싶지는 않다.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있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고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은 느긋하게 日新의 원칙을 지켜가고자 한다. 날마다 직장에서의 실수,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실수를 생각하며 조금씩 자신을 개선해나가고 싶다. 


 또한 이 문제가 오직 나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탕 임금이 목욕통에 이 글귀를 새긴 것은 그 자신도 지키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보며 위안을 삼는다. 


참고문헌: 대학 중용, 옮긴이 이세동, 을유문화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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