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02.
우리는 살면서 많은 실패를 해. 실패는 가슴 아픈 일이야. 힘들어.
그래서 그 실패를 마주하는 것이 무섭고 두렵지.
때로는 실패가 뻔히 보이는 일도 있어. 그런 일 앞에 서기는 쉽지 않아.
솔직히 아빠는 그런 일 앞에, 도망을 쳤었어.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상처받기 싫었거든. 다른 사람에게 실패한 모습을 보이기도 싫었고 말이야.
그런데 단비야. 부끄러워.
이제 아빠도 도망 안 칠 거야.
실패해도 돼. 실패한 모습 보여도 돼. 괜찮아.
그 실패가 당장은 커 보일지 몰라도, 돌이켜보면 대부분 작은 일인 경우가 많아. 사람들도 쉽게 잊어.
아니,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쓸걸? 오히려, 도망친 그 모습이 자신을 더더욱 힘들게 할 거야.
실패해도 돼. 좀 아프면 되지 뭐.
다만,
그 실패가 의미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되지 뭐.
오늘 아침. 아빠가 하늘에게 소원을 빌었어.
이번 실패도 멋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