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03.
농활 가자! 라는 선배의 말에… 그냥 간 농활은. 아빠의 많은 것을 바꾼 사건이었어.
농활에는 몇몇 규칙이 있었어.
농사일을 어르신과 함께할 때,
“아! 힘들어!”라는 말을 하면 안 된대. 그런데 힘들어서 뭐라도 뱉고 싶을 때는
“아싸! 가오리!”라고 외쳐야 했어.
넓은 고추밭과 끈적끈적거리는 담배밭, 오르고 또 올라도 도착하지 않는 복숭아밭까지 아빠는 농촌과 어울리지 않는 가오리를 그렇게도 많이 찾았어.
신기한 건... 그렇게 가오리를 외치면 피식 웃음도 나오고. 힘도 난다는 거야.
그리고 그것을 들은 선배나 친구들도 피식 웃고 말이야.
종종... 힘들어. 힘들지...
그럴 때마다 우리 "아싸! 가오리!"를 외치자.
어쩌면, 힘들다는 말이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일지도 몰라.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다 힘들게 해.
우리 말만은 힘들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