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06.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그냥 길이 그냥 거기 있으니까 가는 거야.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야.
장기하와 얼굴들, <그건 니 생각이고> 속에서.
맞아.
우리는 열심히 길을 찾으려 하지만, 사실 우리 발밑에 길이 있어.
발밑에 있는 길이 우리가 떠올리는 그 길 모양이 아니어도, 잘 닦여 있지 않아도.
길 위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은 맞잖아?
그래서 단비야.
길을 열심히 찾으려 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지금 이 길 위를 열심히 걷는 것이 어쩌면 더 현명한 것일지 몰라.
한발 한발. 두리번 두리번거리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때로는 쉬기도 하면서...
마음을 다해 걷는 것.
그러다 보면 그 길이 내 길이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