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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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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해숲 Feb 16. 2022

학생이 지금 해야 할 건 그냥 나를 믿는 것뿐이야.

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07.

아빠가 대학생 때인가. 대학원생 때인가.


엄청 급한 상황이었어. 급히 어디를 가서 무엇인가를 제출해야 했지. 택시를 탔고, 아저씨께 제발 빨리 가달라고 했어. 택시 뒷좌석에서 앞 좌석의 의자 사이에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발을 동동거렸어. 


에고... 그런데 길은 막히고, 아빠는 더 불안해졌지. 

그때 택시기사 아저씨께서 이런 말을 하셨어.


“학생.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 학생 말대로 최선을 다해서 빨리 가도록 할게. 학생이 지금 해야 할 건 그냥 나를 믿는 것뿐이야. 동동거리고 마음 졸인다고 해결되지 않아. 나를 믿고, 학생은 조금이라도 맘 편히 있어.”


그때 아빠는 정말 머리에 커다란 망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어. 마음이 놀랍도록 평온해지기도 했어. 


그때부터 아빠는 어느 순간이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최대한 빠르게 판단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에 집중하려 노력하는 버릇이 생겼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아빠는 일단 밀린 일들...


2018.07.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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