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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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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해숲 Feb 05. 2023

걷고 또 걸으면

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17.

아빠가 대학생 때. 

우연히 판화가 이철수 아저씨의 작품을 봤어.


당신이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

언젠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


눈물이 핑 돌더라. 그때 아빠가 조금 힘들었나 봐.

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때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엇으로 먹고사나. 많이 고민했었거든.


고백하면, 아빠는 다른 사람들과 조금은 달랐어. 대학생활을 하며 독특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 자신감이 있었지만, 불안했어. 외로웠고...


그때, 이 글이 아빠를 포근하게 감싸주더라고. 위로해주고, 응원해줬어.

그래서 돈을 모아서 작품을 샀어. 꽤나 비쌌지만 늘 함께 하고 싶었지.


단비야.

세상의 모든 길들이 처음부터 길인 적은 없었어.

누군가가 걷고 또 걸으니, 길이 된 것이고,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며 오고 가게 된 것이지.

두렵겠지만, 스스로를 믿으렴.

터벅터벅 걸어도 좋으니... 걷고 또 걸었으면 좋겠다.


아! 저 작품에 보이는 네 잎 클로버는 언젠가 너의 할머니가 꽂아 주신 거야.

할머니도 아빠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빠가 가는 길에 행운을 빈다고 마음속으로 빌고 계셨나봐.


아빠도 널 믿어. 늘 응원해. 너의 길에 행운이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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