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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rard Jan 18. 2023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1p~47p

오늘 아침엔 20대 초반에 자주 읽던 에쿠니가오리 소설이 눈에 띄었다. 당시에는 자랑하듯 에쿠니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작가들을 입에 올리며 자랑하듯 곧잘 말하고 다녔다. 나 이런 작가 책도 읽어라는 듯이. 하지만, 사실 나는 에쿠니가오리 책을 한 번도 재밌게 읽어본 적이 없다.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매 순간을 기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섬세한 표현들이 많았기에. 소설을 읽는다기 보단 어떤 한 사람의 지나가는 현재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 읽게 됐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의 내가 가진 감성들은 그때 읽었던 에쿠니가오리 소설들이 만들어 낸 것 같기도 하다. 문득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싶어서 네이버에 검색해 보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나 보다. 내가 아는 그녀는 사라지고 주름이 많은 중년 여성이 이미지 이곳저곳에 있었다. 나도 그만큼 늙었겠지 하며 씁쓸하게 스쳐가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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