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차 부부는 아직 잘(?) 하는뎁쇼?
결혼한 기혼 남성들은 내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합니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내 아내가 그들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걸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남자들의 암묵적 동의라고 남편이 말해주더라고요.
그럼 여자들은 어떨까요?
모든 분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여자친구들은 물론 최근 알게 된 기혼 여성 지인분들은 조금만 대화가 깊어지고 무르익는다 싶으면 꼭 이 이야기를 꺼내곤 합니다.
“그래서, 너희 부부는 그거 해?”
이런 이야기들이 여자들 사이에서는 오간다는 사실에 저희 남편은 무척 놀라면서,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어?”라고 되물어봅니다. 그럼 저는 “우리는 자주 한다고 얘기했는데? 사실이잖아.”
신혼부터 지금까지 정말 놀랍게도, 출산하고 몸조리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한결같이 부지런히 해왔네요.
그걸 굳이 몇 번 하는지 따져야 하나? 싶어 따져보니 일주일에 두세 번, 정말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네, 합니다!
결혼 16년 차에 꾸준히 한다는 사실에도 놀라고, 한 달에 몇 번이나 하는지에 대한 대답에도 놀라워합니다. 저도 저희 부부가 사이가 무척 좋다는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지만, 친구들이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더 느끼곤 합니다.
섹스리스, 생각보다 정말 많아서 놀랐습니다.
얼마 전 티브이를 보다가 오은영 박사가 말한 섹스리스에 대한 기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월 1회 이하, 1년에 10회 이하면 섹스리스라고 판단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부부의 3분의 1 정도가 섹스리스라고 하니, 한 집 건너 다른 집은 부부관계가 아예 없거나, 관계를 하더라도 가끔 한다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정말 관계를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남자든 여자든 말이지요.
관계를 하지 않는 제 친구들 중엔 친구인 여자가 아예 하기 싫다는 경우도 있었고, 여자의 경우는 너무 하고 싶은데 남편이 엄청나게 철벽을 친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모두 끝내고 안 그래도 지쳤는데, 추가로 육체적 정서적 노력까지 해야 할 체력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하고 싶지 않다, 내키지 않는다”는 분들의 주된 이야기였습니다.
출산을 하지 않았음에도 결혼 후 변한 서로의 모습에 욕구 자체가 뚝 떨어진다는 분들도 정말 많았고요. 출산 후엔 육아라는 장벽에 꺾여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는 분들은 태반입니다.
우리가 농담처럼 건네는 이야기,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라는 말 들어보셨죠? 어떻게 남편 혹은 아내하고 그런 짓(?)을 하냐는 거죠. 부끄럽기도 하고 왠지 그런 마음을 먹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겁니다.
저는 다른 의미로 관계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도 첫 아이 출산 후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꽤 오랜 시간 동안이요.
우선, 달라진 내 몸에 대해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20대 초반에 첫 출산을 했지만 출산은 내 나이가 상대적으로 어린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모유수유를 위해 부풀어 올랐던 가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탄력이 사라졌고, 좀처럼 늘어졌던 배도 쉽게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벌어진 골반은 물론 붓기도 쉽게 내리지 않고, 눈가 아래엔 거뭇거뭇한 기미가 올라왔어요.
무엇보다 출산 후 관계를 할 때, 내 몸이 달라졌다는 걸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벗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었고, 출산 전과는 느낌이 다를까 봐 (정확히 말하자면, 달라졌다고 남편이 느낄까 봐) 관계를 갖는 그 시간이 두려워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다행입니다. 저는 그 시간이 너무 힘들었고, 자존심이 상했거든요.
예민하고 눈치 빠른 남편은 저의 그런 감정을 캐치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건넨 한 마디가 지금의 부부관계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자기야, 나는 자기가 애를 낳아서 살이 찌든 늘어지든 상관없어. 여전히 당신은 내 여자고 나는 내 여자랑 하고 싶은 거야. 어떤 모습이든 난 자기가 좋은 거고, 자기랑 하는 게 좋은 거라고.”
그 한마디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그날 밤, 마음에 굳게 걸었던 빗장을 해제하게 되었고 저도 출산 후 변한 내 몸에 대해 받아들이고 내 남편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둘째 출산 후엔 얼굴과 몸은 더 엉망이었지만, 그런 경험 덕분이었는지 더 빠르게 원래의 우리 부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씻지도 않고 꼬질꼬질 엉망인 서로의 가장 편안한 모습을 오랜 시간 봤지만,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한결같이 불타오를 수 있는 건 “너는 내 거. 어떻게 변해도 내 거.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오직 너”라는 한마디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잠잠하다가 갑자기 들이대면 물론 상대방의 거부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늘따라 예쁘네? 오늘 왠지 달라 보이네? 하며 따뜻한 눈길로 한 번 바라보고, 괜히 어깨 한번 주물러주며 포문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나누고픈 부부사이의 고민이나 사연이 있으시다면 옆집 언니처럼 편히 들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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