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데이트

일주일에 한 번 무조건 합니다 데이트!

by 정미남




저희 부부는 일주일에 한 번 꼭 집 밖으로 나갑니다.

아이들이 어릴 땐 꿈도 못 꿨던 단 둘만의 외출. 지금은 금요일만 되면 아이들이 먼저 “엄마 아빠, 왜 안나가?” 하고 등 떠밀곤 합니다.

우리의 데이트코스는 호화롭고 좋은 곳은 아닙니다. 단지 둘이 함께 손 잡고 나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힐링이에요.

가는 곳은 늘 한결같습니다. 자주 가는 동네 단골집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날 먹고 싶은 메뉴에 따라 장소만 바뀝니다.

마주 앉기보단 나란히 옆에 앉습니다.

제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남편은 당연히 부진부진 꼭 제 옆에 앉더라고요.

이게 생각보다 좋습니다.

술 한 잔 들어간 김에 이야기를 하는 남편을 지긋이 바라보며 허벅지를 한 번 쓱 쓰다듬기도 하고요. 제가 말하기도 전에 테이블 아래로 쓱 손을 잡아주면 더 설레기도 하죠.

함께 한 잔 두 잔 기울이며 일주일간 열심히 살아낸 서로의 일상을 말하고, 듣고, 웃기도 하고 속상한 일이 있었거나 감정이 북받쳐 오른 날은 울기도 합니다.



illust by 정미남

대화는 끊임이 없지만 어떻게 보면 늘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 힘들다. 사는 게 정말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과 결혼하기를 참 잘한 것 같다. 나와 당신의 아이들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

알집으로 압축하듯 우리 부부가 나눈 이야기의 결론은 늘 같습니다.

알고 있지만, 말로 하는 것과 하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렇듯 술김에 했던 얘기를 또 하곤 합니다. 서로가 있어 고맙고, 힘들어도 버틸만하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요. 그럼에도 같이 씩씩하게 잘 살아주어 당신이 참 좋다.

이런 얘기는 질리는 법이 없지요.

좋은 얘기는 반복적으로 해 주면 정신건강에 아주 이롭습니다.

이런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더욱 좋고요.


데이트 신청 해보세요. 요란한 곳이 아니어도, 핫플레이스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왠지 둘 사이가 더 말랑말랑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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