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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영 Feb 04. 2019

내가 포기한 것들이 사실은 삶에서 더없이 소중했을지도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독후감

이슬아의 글을 좋아한다. 이슬아가 사는 세계는 내가 사는 세계와 완전히 다르다. 이슬아는 내가 잘 하지 않거나 하는 법을 까먹은 생각을 한다. 이슬아는 내가 잘 원하지 않거나 원하는 걸 까먹은 것들을 원한다. 그래서 이슬아의 글을 읽으면 신선하고 왠지 모르게 그립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에서 이슬아는 복희와 웅이의 딸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썼다. 미현과 태웅의 아들로서 살아가는 것 외에는 알지 못하는 나는 이슬아의 글과 그림이 고마웠다. 이슬아는 또 일상과 감각과 정념에 예민한 삶을 그리고 썼다. 거시과 장기, 그리고 합리의 세계에서 매달리듯 살고 있는 나는 이슬아의 글과 그림이 즐거웠다.


이슬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혹시라도 내가 포기한 것들이 사실은 삶에서 더없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아니었을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것들이 내가 포기한 수많은 것들을 갈음할 수 있을 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다행히 언제나 마지막에는 나의 삶에 무척이나 감사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슬아의 삶을 무척 응원하고 좋아하게 된다.


"우리는 서로를 선택할 수 없었다. 태어나보니 제일 가까이에 복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복희와의 시간은 내가 가장 오래 속해본 관계다."


"기억을 바탕으로 쓰고 그렸다. 기억이란 너무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이 책을 논픽션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나를 낳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오해로 쓰인 책이다."


"자기가 초라해 보일 때 괜히 엄마를 미워해보는 것은 딸들이 자주 하는 일 중 하나였다."


"열다섯 살의 나는 사명감을 가지고 아름다운 엄마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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