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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영 Apr 21. 2019

190420 요즘 하는 생각들

1. 살다 보면 크고 작은 트라우마들이 생긴다. 어쩔 수 없는 삶의 마모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트라우마는 거의 모든 경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거의'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트라우마가 도움이 될 때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혹시나 해서다.) 트라우마는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관계와 소통의 범위를 축소한다.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테지만, 기본적으로 스스로와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용기와 습관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2. 같은 관점에서, 과거 경험의 반작용으로 다음 선택을 하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극단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고, 주체적인 선택이라기보단 상황적 선택에 가깝기 때문에 해당 경험에서 잘 배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역시 돈이 없으니까 불행하군 → 일단 돈 말곤 아무 생각도 안해야지 → 아 왜 돈을 벌었는데 이렇게 공허하고 불행하지 → ...'  


3. 변화에 적응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레거시 때문이다. 내가 예전에 내뱉었던 말, 지금까지 쌓아온 관계 등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이 우리를 부적응의 길로 이끈다. 끊임없이 생소하고 불편한 것을 찾아 헤매는 방랑자적인 삶의 태도는 몹시 갖추기 어렵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점점 이런 노마드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 같다. 과감하게 헤어질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다시 만날 수 있으니 가능하면 웃으면서. (요즘 많이 각오중..)


4. 똑같이 뻔한 말이라도,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압박을 통해 영혼에 새겨진 말은 확실히 무게가 다른 것 같다. 삶이 나를 짓누를 때는 성장과 단련의 관점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정신승리를 하자.


5. 대충 생각하거나 대충 알아보거나 대충 얘기하면 작은 실패들이 쌓인다. 그리고 그 쌓인 실패들이 드러날 때쯤 되면 문제는 굉장히 심각해져 있다. 반대로 집요하게 생각하거나 집요하게 알아보거나 집요하게 소통하다보면 작은 학습들이 쌓인다. 이 쌓인 학습들이 드러날 때쯤 되면 우리는 매우 견고해져 있다.


6. 특히 집요해야 할 게 있다면 우선순위 나누기다. 그게 돈이든 시간이든 감정이든 체력이든, 자원은 언제나 희소하다. 인생이든 사업이든 일이든 관계든, 뭐부터 할 거고 뭘 과감하게 포기할 건지가 전부인 것 같다.


7. 같은 관점에서 결국 역량이라는 건 본인이 우선순위를 잘 나눌 수 있는 범위를 말하는 것 같다. 혼자 일정관리 잘 하는 것과 10명짜리 조직의 업무를 잘 나누는 것. 1주일을 가장 잘 보내는 것과 5년짜리 관점에서 가장 잘 사는 것. 오늘 재밌게 사는 것과 평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 물론 이것들이 충돌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크거나 장기적인 문제일수록 집요하게 파고들어가지 않으면 어설프게 쪼개진다. 그리고 어설픈 우선순위는 비효율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8. 역시 같은 관점에서, 리더는 큰 문제를 쪼개서 작은 문제로 만든 다음, 그 문제들을 나누는 사람이다. 그게 가치든, 목표든, 업무든. 만약 구성원들이 중요하지 않은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면, 구성원들이 똑똑하지 않을 가능성보다 리더가 업무를 태만이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요즘 많이 반성중..)


9. 너무 책임감이 강하면 비장해진다. 비장해지면 여유도 없어지고, 매력도 없어지고, 웃음도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반대로 너무 책임감이 없으면 개새끼가 된다. 개새끼는 작은 책임은 다할 수 있을지 몰라도, 큰 책임은 질 수 없다. 그래서 무언가 막중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다중인격이어야 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빛과 어둠을 동시에 지닌 창업자가 아니면 회사를 크게 키울 수 없습니다'라는 조언을 받았다..


10. 여러분 그거 아세요? 트레바리 모집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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