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수영 May 11. 2019

조직문화, 잔인함과 폭력성 사이 그 어딘가


요즘 '언제 가장 행복해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 사진과 같은 시간들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꿈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지만,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냉엄한 관계이기도 한 사람들. 이들과 함께 어떤 가치를 어떻게 추구해야 할지는 사업을 하면서 내가 늘 고민해야 하는 주제다. 트레바리에 맞는 조직문화는 무엇일까. 동료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존재여야 할까. 참 복잡하고 어려운 관계지만, 잘만 만들어갈 수 있으면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울 수도 있는 관계.


결국 조직문화는 폭력과 잔인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유를 존중하면 그 자유에 대한 책임도 함께 물어야 한다. 그러니 자유로운 문화는 잔인한 문화다. 화합을 추구하면 개별 구성원들의 차이를 어느 정도는 무시해야 한다. 그러니 화목한 문화는 폭력적인 문화다. 뭘 해도 모두와 함께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해도 누군가에겐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욕을 안 먹으려고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하거나 말을 아껴봤자 결국 어차피 먹을 욕에 표리부동하다는 욕만 얹어질 뿐이다.


며칠 전에 한 크루로부터 '대표님 계속 이렇게 하시는 거 이해는 하지만 비겁하기도 하고 조금 표리부동한 것 같아요'라는 얘기를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게 잔인하든 폭력적이든 뭐든,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대표가 받는 보상에는 온갖 사람들한테 먹는 타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한 욕과 압도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대가가 포함돼 있다고.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회사. 투명하게 소통하는 회사. 부담없이 피드백과 질문과 의견을 주고받는 회사. 서로 신뢰하는 회사. 최선을 다해서 함께하되,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회사, 때로는 축복하며 헤어질 수 있는 회사. 쓰고 보니 잔인하고 폭력적인 회사... 어떡해... 한 마리 토끼라도 잡는 법 좀 알려주세요... 토끼... 긔여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