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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직활동가 Jan 03. 2017

당신을 축하합니다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

2017년이 밝았다.

새해  첫 달의 둘 째날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다.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스무 살이 된 후 겨울방학 기간,

집에 내려와 잠시 살았다.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저녁 6시가 다가오면 이름 모를 압박감이 찾아왔다.


'아 오늘 결혼기념일이지'


오후 4시 정도가 되니

냉장고를 확인하게 되더라.


결국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다.

그중 제일 성의가 없었던 것은

옥수수 전분의 수프였다.


여태 선물이랍시고 한 것들을 되돌아보면

'은혜'라는 카테고리와 참 연결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날 두 분은 그들에게 일상적인 야근도 없이

곧장 집에 오시는 편이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매번 새해를 고향에서 보낸 것이 아니기에

그저 전화 혹은 메시지 등으로

그들의 기념일을 축하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말로 축하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이마저도 안 하거나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오늘은 두 분이 야근을 했다고 한다.

지난 주말을 서울서 함께 보냈기 때문이라고.


점점 무뎌져 가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 같다.


그들이 만나지 않았다면

가정을 이루지 않았다면

난 없었을 텐데 말이다.


죄스러운 마음에 이런 글을 남기는 것 같다.

더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더 나아져라.

뭔가 따뜻해지는 사진 같아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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