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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을 사랑해야지

지긋지긋하고 어려워도

by 구직활동가

지난 목요일 이후 화요일인 오늘까지

운동을 하지 못했다.


크리스마스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결과적으로 게으른 탓이다.


운동을 리드해 줄 코치가 이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대개 우리는 그들의 시간을 구입하면서

이와 동시에 '운동하는 의지'까지 덤으로 사는 것 같다.


마치 스파르타 기숙학원처럼

일종의 자유를 '규율'이라는 통제 시스템에 맡겨두는 게 아닐까.

어쨌거나 현 상황을 운동으로 바꾸려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긴다.


오늘은 2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웨이브 베개에 발을 올려 간단히 지압하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런 다음 두 다리를 벨트로 고정시켰다.


고정하는 부위는 총 세 곳으로

발목, 무릎 아래, 허벅지 위 등이다.


처음에는 워밍업으로 구르기를 했다.

매트 끝에 앉아 뒤로 벌러덩 눕는 것인데,

이때 두 손은 허벅지 뒤쪽에 두면 된다.


뒤로 누울 때

두 다리를 뒤쪽으로 당겨주면서

이와 동시에 어깨와 허리에 자극을 느끼면서 구르는 것이 포인트.


나는 왼쪽 장딴지가 당기는 편이라

다리를 잘 뻗지 못한다.


억지로라도 다리를 쫘악 폈을 때 시작되는 통증이 있다.

장딴지부터 발목까지 아래 방향으로 아픈 것인데,

오늘은 새삼스레 이 통증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여전히 이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존재한다.

애증의 관계랄까.


이것이 아직 떨어지기 싫어하는 그 무엇이라면

내가 그냥 사랑해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 존재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사라지는 엔딩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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