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하일, 말도 안 되게 특이한데 이런 남자 처음이야
[옛날 팝송, 좋아합니까?]
[사실, 이렇게 제 질문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을 못 만나봤습니다. 그래서, 혹시 전화를 해도 될까요?]
스킨스쿠버 자격증이 있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었다는 질문의 의도, 어렸을 적 유명해지고 싶어 모델을 하다 친한 형 몇 명과 함께 힘을 합쳐 모델 회사를 운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러다 그 형들이 따오는 광고 프로젝트라는 게 사실은 여자를 끼고 위스키와 골프를 섞은 각종 로비에 인한 것들이었다는 걸 알아서 크게 실망하고 화를 냈다던지, 그런 동생을 초기 자본금도 회수하지 못하게 막아놓고 하루아침에 자기 자리를 뺏어버렸다는 것, 이를 안타깝게 여긴 부모님이 유명한 성우셔서 벌어들인 돈으로 카페를 하나 내 주셨지만 삶을 다시 열심히 살기 어렵다는 현재의 상황까지.
-아, 이렇게 제 속을 다 비친 여자는 화님이 처음이에요. 이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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