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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칸스 Sep 01. 2021

너의 목소리를 지켜줘

99%의 노력과 1%의 운

너에게는 소중한 너의 인생, 너에게는 소중한 너의 목소리, 너에게는 소중한 너의 이야기. 온몸의 뼈가 깎이고 목이 터져라 목소리를 내지만 세상은 들여다봐주지 않는다.




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은 그저 갓난아이가 응애응애 울 듯 서툴기만 하지만,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새로운 글들을 배워가면서 지금은 꽤나 말을 할 줄 아는 한 명의 인간이 되었다. 인간이 된 자는 언제나 진실된 마음으로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대중의 목소리를 따라가다가도 자신의 목소리를 지키고 싶어 외로이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땅 속 깊이 묻혀있다가 하늘로 떠오르는 목소리를 응원하면서도, 하늘에 떠서 태양처럼 여러 사람에게 빛을 주는 목소리에게 자신의 목소리도 봐 달라고 외친다. 하늘이 주관하는 대회가 열리고 그곳에 참가하는 목소리들은 하나같이 개성 있고 귀하다. 


너무나도 귀한 이 세상의 목소리들, 그러나 하늘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는 극소수이다. 하늘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의 기준은 무엇일까. 각자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고, 각자 추구하는 목소리가 다르고, 각자 공감하는 이야기가 다르다. 어느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들이 하늘에게 뽑힌 순간 엄청난 글이 되어버리고, 모두가 박수를 치는 글이 된다. 하늘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는 욕구는 모두가 동일한데, 어쩔 수 없이 하늘은 소수만 뽑아야 한다. 


소심하지만, 간절하고 당차게 매번 공모전에 제출했던 나의 글. 이번에도 깜깜무소식이기는 마찬가지다. 명단에 내 이름이 없을 때면 슬픔과 함께 나의 글을 보게 된다. 형편이 없던 걸까, 개성이 없던 걸까, 부족한 것이 있었나. 하지만 나의 글을 다 읽고 나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진실하고 간절하다. 그것은 읽을 때마다 느껴진다. 타인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몰라도 나는 단 한순간도 대충 쓴 적이 없다. 한 글자 한 글자 아픔을 갈아서 썼다. 그래도 더 발전하고 싶어서 더 솔직하게 쓰고 더 적절한 단어의 표현을 생각해본다. 하지만 브런치 북의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브런치 북으로 발행하면 더 이상의 수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공모전은 계속 도전하고 싶은데 과거에 발행하고 도전했던 브런치 북을 그대로 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과거의 브런치 북을 없애고 새로운 글들을 시시때때로 올릴 수도 없고. 나의 글을 구독해주는 독자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어느 무엇하나 싶지가 않으니 참으로 난감하다.


몇 번이고 합격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면 이런 생각도 든다. 나란 사람은 글쓰기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나란 사람은 운이 그렇게도 없는 것일까, 나란 사람은 온갖 고생을 다하며 살아가야 마땅한 것인가, 나란 사람은......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나는 글쓰기를 떠날 수가 없다. 글은 곧 나의 삶이다. 나의 글을 읽어주는 자들을 위해서라도 난 계속 쓰고 싶다. 왜 운이 오기만을 바라는가. 운이 다가오기만을 바라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리석고 나태한 자세 아닌가. 왜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 볼 생각은 하지 않는가. 이 세상에 수두룩 유명인사들에게도 오랜 무명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어찌 모르는가.


그들이 운이 오기만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고, 삶이 바닥으로 내쳐지는 경험을 했더라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현재의 지금이 있는 것이다. 그저 매일매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내다 보니 기적이 일어난 것일 뿐이다. 아인슈타인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고 말한다. 하늘로 떠오른 자들은 99%의 노력과 1%의 운일 거다. 1%의 운이 오기만을 바라기보다는 99%를 채우기 위해 목소리를 내다보니 그 지점에 다다랐을 때 1%의 운이 조용히 채워진 것이다. 언제 채워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각자가 지닌 목소리가 다르고, 각자가 지닌 삶의 무게가 다르듯, 각자가 지닌 퍼센트도 다를 테니까.



그러니 우리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지켜내자.

누가 듣든 듣지 않든 꾸준히 목소리를 내자.

그리고 그 자세를 죽는 날까지 지켜내자 

겸손하게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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