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상태에서 시작되고 있는 하나의 세계가 있다. 어느 누구도 들여다봐주지 않고, 점 하나 없는 우리에게는 너무 친숙한 하얀 도화지의 세계. 그 세계에 누군가가 색깔로 명령한다. 색깔이 입혀짐에 따라 잠들어있던 세계는 우리의 심장을 건드리며 말을 건다. 때로는 특정한 색깔로, 때로는 조합을 이룬 색깔로, 때로는 개성을 지닌 색깔로. 색깔로서 시작된 하나의 세계. 사람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가지지만, 대부분은 잠시 잠깐뿐이다. 신기함에 의해 끌리나, 또 다른 신기함에 사라진다.
이제부터가 세계의 시작이다. 색깔들이 힘을 합쳐 춤을 추고, 그들의 미끄러짐과 매력 방출로 세계는 다채로워진다. 그 세계를 넘보는 외계인의 공격이 시작된다. 하지만 세계가 산산조각 진행됨과 동시에 재창조된다. 수많은 폭탄들이 세계에 떨어지고, 그 위에 색깔로 덮자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다른 세계지만, 그들의 세계다.
세계가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는 자들의 내면에서는 파티가 열렸고, 그곳에 참석하는 자들과 세계를 창조하는 자와 알 수 없는 대화를 한다. 서로 지닌 세계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처음 마주하는 존재들이지만 심장으로서 모든 소통이 이루어진다.
세계 속 대화에서는 활발하나, 세계 밖으로 나오는 순간 세계는 잊히고 만다. 우리가 보지 않더라도 세계는 끊임없이 활동하고, 말을 건다. 우리가 무심한 사이 세계는 끊임없이 공격을 받으며 자신의 세계를 지켜내고 재창조된 세계는 그들을 더 굳건하게 만든다.
이 글의 영감은 오늘 오랜시간 감상한 예술가의 행위에서 받았습니다. 해석의 범위는 예술로 그치지 마시고 자신의 삶까지 넓혀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