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책이 많아 몇 권을 사두고 쌓아가다 최근 자잘한 고민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혀 어떤 책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 됐다.
그러다 몇 달 전 생일에 선물 받았던 산문집이 눈에 보였고 다른 사람이 고민 속 묵묵히 적어 내려간 흔적들을 보며 공감이나 위로를 얻고 싶어 이 책을 들게 되었다.
작가님은 삶과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찰을 하는 사람 같았다. 어떻게 살아갈지, 어떻게 사랑할지 말이다.
떠가는 구름과 그 구름을 잡으려 뻗었던 손을,
하늘 위를 헤엄치는 물고기와 살색 산호초로 보는 사람.
이 사람에겐 삶이 얼마나 한 폭의 그림 같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은 참 아름답게 만들어졌는데 일상에서 얼마나 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사느냐가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를 결정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도 잊지 않고 아름다움 발견하며 살아야지.
또 인생에서 사랑을 빼면 의미 없다는 걸 설득이라도 하려는 듯 사랑을 조용히 읊조리고 있었다.
배려가 없으면 사랑도 풍경이 될 수 없다는 말, 미움받기 싫어하는 겁쟁이들은 사랑을 좋아한다고 부르기도 한다는 말. 사랑의 여러 가지 표현방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중 아무래도 제일 공감 갔던 부분은 이별에 관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사고 같은 이별로 인해 너무 아파서 사랑했던 사람을 미워할 방법을 찾았던 것이 과거의 나와 너무 닮아 보였다.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돌려보듯 상대와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지만, 미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시간들이 생각나 책을 천천히 넘기게 되었다.
그때는 다신 꺼내보기도 싫은 테이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꽤나 아끼는 테이프가 되어 있었다.
사람은 알던 내용도 다시 말해줘야 할 때가 있다. 네가 중요하게 생각하던 거 그거 중요한 거 맞아.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내 물음표에 가만히 미소 지으며 온점을 찍어주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