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아닌 글’을 쓰기 시작한 지 9개월 차. 처음엔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나의 직업 이야기로 시작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서평도 꾸준히 썼다. 뜻이 맞는 분들과 뭉쳐 글쓰기 매거진 <매일 쓰다 보니 작가>를 시작해 일주일에 한 편 이상 무조건 써야 한다는 강제성도 생겼다. 중복 글을 제외하면 9개월 동안 총 70여 편 정도의 글을 썼다.
히스형제의 책 <순간의 힘>에서는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법 중 하나로 ‘이정표’를 세우라고 한다. 인간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기쁨을 느끼므로, 어떠한 목표를 정하면 잘게 쪼개서 마치 게임 레벨 올리듯 성취의 순간을 자주 맛보라는 것이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싶었던 나는 ‘글쓰기 고수되기’라는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명 : 글쓰기 고수되기
레벨 0 브런치 글쓰기 시작(2019.2.18)
레벨 1 구독자 100명 달성(2019.4.8 현재 79명)
레벨 2 다양한 주제의 글 100편 작성하기
레벨 3 서평 100편 작성하기
레벨 4 구독자 1,000명 달성
레벨 5 책 출간
보스 배틀 글쓰기 강의하기
레벨 1단계, 100명을 목표로 뒀던 구독자는 현재 2,700명이 코앞이다. 그러므로 레벨 4까지 화끈하게 깨버린 거다. (글쓰기는 현질도 불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내가 난이도별로 세웠다고 믿었던 레벨이 순차적으로 넘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레벨 2와 레벨 3은 게으름으로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후의 난코스로 남겨두었던 ‘보스배틀’을 먼저 깨버렸다. 이번 주부터 ‘글쓰기 강의’를 시작한 것!
사람은 좋아하지만, 타고난 내향성 때문에 앞에 나서는 건 될 수 있으면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목표를 세우자 도전정신이 발동한다. 좀 더 나를 드러내기로 결심했다.
'보스 배틀' 한 판승! 전략
독서모임에서 그룹장을 하면서 팀원을 이끌었고, 언젠가는 하게 될 글쓰기 강의를 대비하여 틈틈이 커리큘럼을 짰다. 이미 강의를 해보신 분들께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모았다. 우연히 시에서 올라온 강사 구인 글을 발견하고 지원했고, 강좌 개설이 확정되자 대학생 때 이후 거의 처음으로 PPT 자료를 만들었다. 56만 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스피치 연습을 했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을 소파에 앉혀두고(옆에 인형도 몇 앉혔다) 강의 시연을 했다. 오글오글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다. 남편에게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혼자서 녹음을 해가며 강의 연습을 했다.
드디어 첫 수업. 5분 정도 떨렸지만, 초롱초롱한 수강생 분들의 시선에 자신감을 얻어 나름 매끄럽게 수업을 진행했다. 강좌를 개설해주신 플래너님도 강의가 좋았다고 평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다. 나는 다음, 다 다음 수업이 이제 두렵지 않다.
글을 쓰면서 나는 또 한 뼘 성장했다. 글쓰기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고, 무료한 일상에 성취의 기쁨을 선물한다. 내가 글쓰기를 포기 못하는 이유다.
[연습문제]
나만의 글쓰기 이정표를 세워보세요!
다음 매거진 글은 'dahl' 작가님의 <당신이 작가가 되지 못하는 이유(feat.될놈될)>입니다. 글쓰기를 가로막는 편견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알아봅니다! 내일 오전 10시에 만나보세요~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 하지만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할지 막막하시다고요? <<매일 쓰다 보니 작가>> 매거진을 구독하세요. 꾸준하게 글을 쓰며 자신만의 무기를 다진 6명의 작가가 동기부여를 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