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로군요. 반짝이는 조명, 거리에 울리는 캐럴, 으레 연말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아쉽지만 올해는 차분하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해야겠지요.
사실 정리 정돈에는 젬병이라, 부랴부랴 그간 읽은 책을 정리해봤어요. 저만의 연말 결산이랄까요. 완독하지 못한 책도 꽤 있고 아마 빠뜨린 책도 있을 겁니다. 생각나는 대로 최대한 써봤어요. 분야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분야는 예스24 기준+제 생각이 혼재돼 있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제경영&과학
1 <안티프래질> 나심 탈레브
2 <돈의 속성> 김승호
3 <파타고니아, 파도가 치면 서핑을> 이본 쉬나드
4 <저도 과학은 잘 모릅니다만> 이정모
5 <코스모스> 칼 세이건
- 코스모스라는 위대한 벽돌에 도전했으나 결국 완독하지 못했네요. 내년에 다시 이어서 읽어봐야죠! 김승호 대표님의 베스트셀러 <돈의 속성>은 경제 알못인 저에게 큰 자극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내용이 쉬워서 경제 입문 책으로 좋았고요. 꼭 돈이 아니어도 인생에 보탬이 되는 조언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6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7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8 <마케터의 문장> 가나가와 아키노리
9 <쓰기의 말들> 은유
10 <하루 10분 메모 글쓰기> 이윤영
11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송숙희
12 <책 쓰자면 맞춤법> 박태하
13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 이동영
14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15 <논증의 탄생> 조셉 윌리엄스
16 <그럼에도 작가로 살겠다면> 줄리언 반스 외
17 <필사의 기초> 조경국
18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 쓰기> 이오덕
19 <설득의 논리학> 김용규
- 글쓰기 책을 많이 읽었네요. 저는 올 하반기 동안 글쓰기 책을 집필했는데요. 기존 책과 최대한 겹치지 않는 내용을 다루고자 애썼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어떤 책들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읽은 책이 다수이고요. 서점에서 빠르게 훑어본 책까지 합치면 서른 권 정도 살펴본 듯합니다. 그 외에 논리적인 글쓰기, 문법을 공부하느라 읽은 책도 보입니다. 글쓰기 모임원들을 독려하려고 동기부여 책도 읽었고요.
추천하고 싶은 책이 많지만, 위에서 3권만 꼽자면 <유혹하는 글쓰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논증의 탄생>을 추천합니다.
마케팅
21 <컨테이저스> 조나 버거
22 <스틱> 칩히스 댄히스
- 유혹하는 글에 관심이 많아 마케팅 책도 들춰봤어요. 두 권 중에서는 <스틱>이 더 좋았습니다.
문학
23 <2020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24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장석주
25 <변신> 카프카
26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27 <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28 <아몬드> 손원평
29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30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박준
33 <마녀체력> 김영미
34 <혼자가 혼자에게> 이병률
35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36 <연하이고 남편이고 주부입니다만> 왕창현
37 <사람사전> 정철
38 <로또는 꽝이고 내일은 월요일> 이하루
39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허은실
40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고재욱
41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42 <자전거 여행> 김훈
43 <퇴사 말고 휴직> 최호진
44 <임계장 이야기> 조정진 (르포)
45 <보통의 단어들> 김이나
46 <시절일기> 김연수
47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 김선영
48 <요가할만한가요> 들큰철
- 소설과 에세이는 사랑이죠. 사실, 읽고 싶은 책만 읽으라 하면 저는 문학만 팠을 거예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임계장 이야기>, <아몬드>가 기억에 남네요.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는 단연 최고의 책이었고요.ㅎㅎ
인문교양&예술
49 <방구석 미술관2> 조원재
50 <책은 도끼다> 박웅현
51 <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52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클레망틴 에르피쿰
53 <예술하는 습관> 메이슨 커리
54 <아비투스> 도리스 메르틴
55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31 <굿 라이프> 최인철 (심리학)
- 아, 여기 최고의 책과 최악의 책이 함께 있네요. <어떻게 살 것인가>, <굿 라이프>는 보는 사람마다 추천하는 책이에요.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명확하게 머릿속에 떠올리게 됐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가 그려진 지도를 두 저자에게 선물 받은 기분이었어요.
- <아비투스>는 개인적으로 정말 별로였어요.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을 다룬 책인데요. 인간이 가진 능력을 심리자본, 사회자본, 신체 자본 등등으로 나눈 점이 신선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다 맞는 말이죠. 다만 저자의 메시지가 저와 맞지 않았어요. '최상위층의 삶을 살려면 이렇게 행동하라, 하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다'라고 시종일관 이야기하는데, 저는 우선 최상위층이 되어야겠다는 욕망 자체가 없고, 왜 세상 사람들이 획일적으로 최상위층의 삶을 본받아야 하는지(그러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고리타분한 사고방식 아닐까요.
자기계발
56 <회사 말고 내 콘텐츠> 서민규
57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리스
58 <프레임> 최인철
- 최인철 교수님의 책은 <프레임>보다 <굿 라이프>가 더 좋았습니다.
그 외
20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르포)
32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어린이 교양)
59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60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 이석현, 피터김 (IT)
- 작년에는 자기계발서 위주로 탐독하고 서평을 많이 썼어요. 올해는 작년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책을 읽었지만 서평을 쓰지 않은 책이 대부분이에요. 솔직히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는 책도 있어요. '많이 읽는다고 많이 남는 건 아니다'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내년에는 좀 더 '남기는 독서'를 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직 주문해놓고 읽지 못한 책이 한 가득입니다. 그럼에도 욕심을 더 부려봅니다. 혹시 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분야 가리지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