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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May 29. 2024

출판사 계정이 보이면 무조건 팔로우하세요

책과 가까워지는 습관


심심풀이로 SNS를 넘겨보다가 호기심을 끄는 문구에 문득 손가락을 멈출 때가 있다.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이미지 대여섯 장에 이어서 펼쳐져 궁금증이 극에 달하는 순간, 불청객처럼 등장하는 것은 다름 아닌 책 표지. 뒷이야기는 책을 사서 확인하란 뜻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결과 공개를 앞두고 “60초 후에 확인하세요!”를 외치는 사회자처럼 얄밉고 김이 샌다.

  

아무렴, 그래도 스토리텔링 노력은 가상하다. 책 표지만 덩그러니 올려놓고 콧대 높은 독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유명인은 예외다). 그래서일까, 출판사의 책 광고는 재미있고 유익한 참여형 ‘콘텐츠’로 점점 진화했다. 책 판매가 주요 목적임을 영리한 독자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이런 재미와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라면 한 번 사서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이기 전에 독자인 나는, 인스타를 보다가 재미있는 콘텐츠를 발견했을 때 누구의 계정인지 프로필을 확인해 본다. 그곳이 출판사나 편집자, 마케터 등 출판계 관련 계정이라면 일단 팔로우한다. 책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들을 퍼주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문학동네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한 이벤트는 참신했다. <부산미각>이라는 책이었다. 부산 음식을 먹고 자란 인문학자들이 ‘부산의 맛’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용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부산 지역의 소주인 ‘대선주조’와 콜라보를 했는데 돼지국밥, 곰장어, 밀면 등을 메뉴판 이미지로 올려 댓글로 대선 소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을 골라달라는 것이었다. 당첨자에게는 책과 소주를 선물로 준다는데 나도 모르게 어떤 안주를 골라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이벤트는 자연스럽게 책에 호기심을 게 한다. 책이 나와 관련이 없다고 여기다가도 ‘어쩌면?’이라는 생각을 게 한다.     


출판사 SNS를 보며

독서 욕구를 자극하자


상황에 어울리는 책 큐레이션

‘돗자리 깔고 맥주 홀짝이며 읽고 싶은 책 5권’, ‘혼밥 하며 읽기 좋은 책’, ‘편집자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무조건 읽을 청소년 소설’ 등 ‘이럴 땐 이런 책을 읽으세요’하고 친절하게 추천해 주는 식이다.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한두 권씩 껴서 홍보하는 것인데 수긍이 간다. 상황은 구체적일수록 끌린다. 저장하거나 캡처해 두면 든든하다.     


시식은 무료! 일단 맛부터 보세요

신간 출간 전에 내용 일부를 연재하기도 한다. 마트의 시식 코너처럼 아직 나오지 않은 책을 미리 맛볼 수 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나 문체를 미리 확인하고 구매하니 실패 확률이 줄고, 구매하지 않더라도 ‘나 그 책 들어 봤어’라며 친구에게 아는 척할 수 있다.      


최신 정보는 놓칠 수 없지

좋아하는 저자의 북토크나 사인회, 신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준다. 운 좋게 날짜가 맞고 장소가 가까우면 바로 참여 신청을 해 독서 확장을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만나기 힘든 작가의 팝업 스토어 소식 등, 특별한 이벤트 소식도 올라온다.     


신간을 선물로 드려요(단, 서평은 필수)

서평단에 신청하거나 기대 평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에게 신간을 선물로 준다. 책과 관련된 난센스 퀴즈로 독자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도. 흥미가 생기는 책이라면 참여해서 손해 볼 게 없다. 서평 쓰기가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저절로 마감 일정이 생기니 글쓰기 연습이 된다. 책을 깊이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명언 수집

출판사 주력 분야에 따라 고전이나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명문을 이미지로 만들어서 올려주기도 한다. 마음을 울리는 글귀는 저장해 두었다가 위로나 응원이 필요할 때 읽어본다. 나중에 글을 쓸 때 써먹을 수도 있다.     


아낌없이 퍼줄게, 대신 기억해 줄래?

가끔 책 표지 일러스트를 스마트폰 배경 화면 사이즈로 만들어서 풀기도 한다. 개성 넘치고 귀여운 그림으로 스마트폰을 꾸미다 보면 자꾸만  책이 궁금해진다.

     

루틴 만들기에 진심

신간이 나올 즈음 필사나 독서 모임을 모집한다. 보통 인스타 피드에 공지하고 구글 설문지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매일 읽어야 할 분량을 운영자가 공유해주기도 하고 스스로 읽기도 한다. 매일 읽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나 블로그에 인증하는 방식이다. 출판사에서는 책이 그만큼 노출되니 좋고, 독자는 이를 자신의 ‘갓생’을 위한 루틴으로 만든다.      


기념일에 뭐 하게, 책 봐야지

24절기, 기념일, 공휴일 맞춤 도서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어린이날에는 학년별 어린이 도서를 추천하는 식이다. 5월만 해도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부부의 날, 바다의 날 등이 있으니 추천해 주는 책만 챙겨도 365일 무엇을 읽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독서가 낯설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내가 자주 하는 SNS 계정을 똑똑하게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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