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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Sep 27. 2019

엉덩이보다 궁둥이가 무거워야 한다

때아닌 '엉궁논란'


흔히 글은 엉덩이로 쓴다고 한다. 오랜 시간 자리에 붙어서 고민해야 하니 맞는 말이다. 하지만 표현이 잘못됐다. 엉덩이가 아닌 궁둥이가 무거워야 한다.


엉덩이 [엉ː덩이] [명사]
- 볼기의 윗부분.
궁둥이 [궁둥이] [명사]   
- 볼기의 아랫부분. 앉으면 바닥에 닿는, 근육이 많은 부분이다.
- 옷에서 엉덩이의 아래가 닿는 부분.

국어사전에 따르면, 엉덩이는 허리 아래 불룩한 부분을, 궁둥이는 의자에 앉았을 때 닿는 면적을 뜻한다. 그렇다면 볼기란 정확히 무엇인가.


볼기 [볼ː기] [명사]   
- 뒤쪽 허리 아래, 허벅다리 위의 양쪽으로 살이 불룩한 부분.
- 예전에 ‘태형’(笞刑)을 속되게 이르던 말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출처=스브스뉴스


볼기는 엉덩이+궁둥이쯤 되겠다. 갑자기 왜 ‘엉궁논란’이냐고 묻는다면 이유가 있다. 글쓰기는 단어로 시작한다. 단어를 잘 다루어야 괜찮은 글이 나온다. 어휘력을 키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솔직히 나는 글 쓰는 사람 치고 그동안 책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었다. 반성하는 차원에서 6개월 전부터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대신 부족한 어휘량을 국어사전으로 보충한다. 좀 더 상황에 꼭 맞는, 정확한 단어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지금도 ‘정확하다’와 ‘적확하다’의 차이를 찾아봤다. 정확하다가 조금 더 내 의도에 맞는 듯하다.) 굳이 벽돌 같은 국어사전을 옆에 펼쳐놓고 뒤지자는 뜻은 아니다. 고생스럽고 귀찮으면 누구나 안 하게 된다. 글을 쓸 때 인터넷에 검색창 하나 띄워두는 일은 어렵지 않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유의어’니, ‘관용구’니 다 나온다.


글을 쓰다가 조금이라도 찜찜하거나 의심이 들면 단어 뜻부터 검색하는 습관을 들이자. 글맛이 살아난다.


그런데 '2019년 상반기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버전(9/18)'에 엉덩이의 뜻이 볼기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확장됐다. 즉 이제부터는 진짜 엉덩이만 무거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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