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이어 Mar 27. 2024

서툴다

감정을 표현하다

“재미있다.” 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감삼을 이야기할 때 자주 쓰는 단골 어휘다.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어?” “음…. 그냥 재미있었어요.” “재밌다는 말도 좋지만 다른 표현은 없을까?” “…….” 우리는 기분을 표현하는 어휘를 얼마나 알고 표현할까? 모든 부모님들은 아이가 어휘력이 좋고 독해 능력이 출중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하루에 내가 사용하는 말을 생각해 보면 늘 반복되는 언어들로만 소통하고 이야기한다. 심하면 일방적인 통보일 경우가 많다. 일단 어른들이 반성할 문제다. 아이를 키우며 풍부한 어휘를 바란다면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써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 훈육을 하면 큰 아이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뚝뚝 흘렸었다. “왜 울어? 말해봐……. 괜찮아.”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은 아이에게 “엄마가 들어줄게 말해봐 “라고 하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당시에는 억울한 걸까? 반성한 걸까? 두 가지를 놓고 잠깐 고민했었다. 울고 있는 아이에게 “너를 혼내는 것이 아니야.”라며 꼭 안아주고 마무리했다. 그때 아이는 감정표현이 서툴렀고 당시에 느낀 마음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몰랐던 건 아닐까?  10살 남자아이는 “엄마, 지금 내 마음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표현을 이끌어내기엔 나 또한 서툴렀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고3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는 여전히 서투르다. 사춘기와 고3 수험생으로서 압박감도 작용하겠지만 화를 내거나 침묵을 고수한다. 기분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지만 걱정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꽁꽁 싸두지 말고 풀어놓기를 바란다.

학습이란 그런 것에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를 표현하고 내 감정을 드러내고 그런 과정들이 서로 맞물려 어루만져주는 모든 행동들은 결국엔 치유와 성장으로 이어진다 결국 공감과 맞닿게 된다. 내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나라면?이라는 생각에서 공감은 출발한다. 그리고 함께 괴로워하고 기뻐하고 아파한다. 타인과 함께 생각을 감정을 나누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이야기한다면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감정 표현이 이루어질 것이다. 결국 재미있다는 표현 이외에 “흥분됐어요, 신기하고 놀라웠어. 환상적이었어요. 감동적이었어요. 뭉클했어요. 신선했어요. 흥미진진했어요. 놀라웠어요. 설레고 긴장하며 읽었어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흠뻑 빠졌어요.“ 등등의 표현들을 마구 쏟아낼 것이다. 10살 남자아이도 “난 그러려고 한 것이 아닌데, 그 녀석이 말을 자꾸 바꾸니까 화가 나고 기분이 나빠져서 혼낸 거예요. 녀석은 어제 한 말을 잊어먹고 실수를 반복하잖아. 몹시 불쾌하고 짜증 나요.”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공감하며 서툴지만 표현하기를 바란다. 조금씩 한 걸음씩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반응하고 내비치는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현대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소통에 어려움으로 증폭된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욕구는 위로받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화의 물꼬를 튼 사람이 있다면 외면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호응해 주는 것만으로 우리는 치유가 된다. 서툰 감정 표현을 내 안에 넣어두지 말고 꺼내어 보이며 말해보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크게 리액션을 해주자. 눈을 바라보고 시선을 마주한다면

사진 출처 핀터레스트 @Nakuru Diaz


이전 03화 성장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