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면 책을 만났다

책이 내 옆에 있었다

by 글다온

결혼 전에는 나 혼자만의 문제로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피할 수 있었는데 두 아들을 낳고 육아를 하니 피할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변수들도 많았다. 통제감이 떨어지니 나에 대한 자존감도 떨어지고 엄마로서의 자존감도 떨어졌다.





엄마로서 힘들었던 감정과 관계

첫째 땐 산후우울증과 육아우울증이 한꺼번에 와 신랑한테 짜증과 화도 많이 내고 툭하면 울었다. 애를 낳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것도 많고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부딪히는 것도 많아 예민함 그 자체였던 시기다.


아이가 좀 컸을 땐 괴물처럼 화내는 내 모습에 자괴감도 들었고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할 때부턴 엄마들과의 관계도 걱정됐다. 내 아들을 중심으로 만나는 사람들이라 나로 인해 아들한테 피해가 갈까 봐 만남이 두려웠던 것 같다. 지금껏 살면서 나름 인간관계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되니 모든 관계가 쉽지 않았다.



시댁과의 만남

같은 집에서 사는 건 아니었지만 거리가 가까워 어머니와 시누이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도움을 받아서 감사한 게 많지만 내 허물을 다 보여준 것 같아 발가 벗겨진 느낌도 들었다.


사람들 의식을 많이 하는 이때의 난 좋은 점만 보이고 잘하는 모습만 보이고 싶었는데 어머니와 시누이랑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면서 못난 부분을 자꾸만 보이게 되는 나 자신이 싫어졌다. 감정조절 안될 땐 '난 왜 이렇게 어른답지 못하고 감정조절을 못 하는 걸까?'하고 생각했고,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어머니를 볼 때면 '나는 왜 부지런하지 못하고 청소도 잘 못 하고 집안일도 제대로 못할까'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사람이 다 같을 수 없듯이 육아방식도 다르다. 내가 괜찮은 게 상대방에겐 아닐 수 있고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상대방에겐 괜찮을 수 있다. 이렇듯 그동안의 경험들과 가치관에 따라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다른데 내가 하려던 걸 못하게 될 때면 가슴이 답답해졌고 내 방식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함에 나 자신이 점점 작아졌다.


내가 신경 못 쓰는 집안일 부족한 육아 등이 적나라하게 다 보여서 많이 힘들었다.



육아비교

육아를 잘하는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자격지심이 생기고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한 번은 모임에서 나만 육아를 힘겨워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터져서 친구들을 당황하게 한 적이 있다. 그 속에서 작아지는 내 모습이 싫어 만남을 거부하고 나 혼자만의 방을 만들기도 했다.





괜찮다고 말해 준 책

두 아들을 만나 행복했지만 점점 작아지는 나 자신이 싫어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나를 괜찮다고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토닥여주고 이해하고 진심으로 힘내라고 건네준 게 책이다.


엄마가 서툰 건 처음이라 그렇다. 아이도 소중하지만 엄마인 자신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된다.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고 내가 행복해야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더 잘하고 싶은 건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거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 된다. 나는 소중하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나와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힘들어하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두면 된다. 세상엔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단점보다는 내가 잘하는 장점을 생각하자.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면 된다.


이렇듯 책에서 나오는 문장들이 나를 있는 힘껏 안아주고 치유해 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