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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릭 Jul 29. 2016

유치한 사랑의 노래 (3)

그 순간이 말하길


흔들리는 나무그늘 아래로 
반짝이던 두 눈을 보았을 때
당신과 나 사이를 스쳐가는
바람의 노랫소리를 들었지.
‘그래, 그래, 그 남자야.’
아련히 퍼지는 가락에 맞춰
나뭇잎들이 고개를 끄덕여.
‘넌 벌써 깨달았을 거야.’
그 사이로 비집고나온 햇살이
이마를 다독이며 속삭였지
‘곧 그와 사랑에 빠질 거야.’
네 눈이 이 맘을 보았으면.
네 귀가 이 소릴 들었으면.
그치만 어떻대도 상관은 없어.
시간이 너와 날 단단히 묶어
곧 운명의 심판대에 세울 테니.
저 하늘과 구름과 햇님이 함께
이 벅찬 감정의 재판관이 될 거야.
저 나무와 벤치와 건물들 모두
이 놀라운 순간의 증인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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