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렇겠지.
어느새 해가 지고
깜깜해져 버린 방안에
홀로 앉아있으면
한낮의 일들은 꿈처럼
웃고 떠들던 그 시간들이
너무도 낯설어질 때.
아마 그렇겠지 하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려.
대체로 시간이란
원치 않게 나를 비켜가고
기억이란 어리석게도
자꾸만 시간을 외면하고.
그렇게 다시 시간은
버릇처럼 비켜 지나고.
그 모든 나의 부끄러움
나의 어리석음들일랑
꽁꽁 얼려 생각 아래 깊숙이.
그러다 문득 이렇게
깜깜한 방 안에 홀로 있으면
멍해진 순간을 틈타
깊은 설움들이 녹아내려
어둠 속으로 어둠 속으로
주저 않아버린 난
주문을 외듯 중얼거려.
아마 그렇겠지.
삶이란 그런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