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드로잉

색연필 연습

Introduction to Colored Pencel

by 글지마


그림을 색칠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친숙한 방법은 색연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연필로만 그림을 그려 색칠에 무척이나 실력이 없는 나는, 이제부터 배울 색연필이 무척이나 두려웠다. 나에게 있어서 색연필로 색을 입힌다는 것은 그저 그림을 버리는 짓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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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언제나처럼 교수님은 Quick Sketch로 수업을 시작했다. 이제 곧 다가올 초상화 그리기 때문인지, 교수님은 같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그리라고 했다. 색연필과 마찬가지로 얼굴을 못 그리는 나는 그냥 앉아있는 친구들을 그렸다. 그리곤 교실로 들어와, 계속해서 사물 그리기를 했다. 구두를 즐겨 신는 편은 아니지만, 미술 교실 창고 한 켠에 덩그라니 놓인 핑크빛의 구두는 마치 날 그려달라는 듯이 반짝여서 나는 구두를 들고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살면서 신발에 대해 오래 생각해 볼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과연 기회가 있다고 생각이나 해볼까. 그림 그리는 것이 참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보는 세상에 '드로잉'이라는 필터를 끼곤 다른 관점에서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척이나 거창하게 보일지라도 나에겐 그랬다. 평소엔 보이지도 않던 길거리 건물의 그림자가 그리기 힘들어 보이고, 벽돌 건물만 봐도 그리기 힘들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꽃병에 꽃힌 꽃잎을 보고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주기적으로 그림을 그리니 아마 그림 촉수가 삐죽 민감해진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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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곧바로 숙제가 주워졌다. 바로, '소라 껍데기 혹은 조개 그리기'. 웬만하게 그리기 편한 것들을 다른 학생들에게 뺏긴지라 나는 구멍이 송송 뚫린 소라 껍데기를 선택했다. 그 다음주 수업에 의하면, 교수님은 '그냥 완성품만으로 보았을 때는 색감이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 그림이지만, 소라를 옆에 두고 보았을 때 local color가 너무 두드러지가 나타난 별로 좋은 그림이 아니다'라는 평을 받았다. 역시 색연필 사용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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