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모래 같았다
잡아도 모두 잡히지 않고
빠져도 내버려 두는
손을 포개어
다정하게 쌓다가도
와르르
무심히 무너트리고야 마는
빠져나간 수많은 이름들이
새겨진 모래알을
문득 바라보다
이윽고 깨닫는다
누군가를 위한
모래성을 만든 적이 있었나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