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멍이 짠이와 24시간》 #7
하루종일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못 살겠으니 어떻게 좀 하시오!
두 번째 쪽지를 받은 건 작년이었다. 4년 만에 다시 받은 쪽지였다. 처음 쪽지를 받았을 때처럼 가슴이 뛰거나 무섭고 불안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간의 여러 정황으로 누가 쪽지를 보냈을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4년 전의 쪽지를 보낸 사람도 같은 사람이리라는 것도.
집에 완벽하게 적응한 짠이가 이번에는 왜 짖었을까. 그것도 쪽지의 발신인의 주장대로라면 '하루종일'.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즈음 짠이는 점점 앞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그에 비례하게 짖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었다. 벽이며 의자 다리 같은 데에 부딪히며 내는 퍽! 하는 소리와 깽! 하는 일말의 비명소리는 예사였고,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해 헤맬 때에는 선 자리에서 짖어 나를 부르기 일쑤였다. 내가 있을 때에도 이런데 내가 없이 혼자 있을 때에는 오죽했을까 싶어 뒤늦게 아차 싶었다.
이후 본격적인 짠이와 나의 24시간 동행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정녕 집에 혼자 둘 수 없게 되었고 맡길 곳은 마땅찮으니 함께 다닐 수밖에.
짠이와의 동행은 같이 출근해서 같이 퇴근하는 식인데, 말이 출퇴근이지 근무지도 근무일도 근무시간도 일정하지 않은 집사의 직업의 특성을 고려해서 해석하자면 같이 나가서 같이 돌아다니다가 같이 돌아오는 거라고 말할 수 있겠다. 또 같이 나오기야 했다지만 짠이가 갈 수 있는 일터는 많지 않았기에 차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내 차는 짠이를 위한 공간으로 변해갔다.
제일 먼저 뒷자리에 매트를 깔았다. 뒷좌석 시트 높이로 넓게 매트가 깔리고 그 위에 담요를 깔았더니 제법 아늑한 방이 만들어졌다. 침대에서 뒹굴던 쿠션 몇 개를 가져와 누웠더니 짠이가 아니라 나를 위해 만든 것처럼 안성맞춤이었다. 실제로 스케줄 사이에 시간이 빌 때면 자주 짠이와 누워 휴식을 취하곤 한다.
양쪽 창문에 햇빛을 가릴 수 있게 커튼을 달았고, 씌웠다 벗겼다 할 수 있는 방충망도 사뒀다. 뒷좌석 사방의 수납공간에는 밥, 간식, 물, 기저귀, 발 세정제, 세정용 물티슈 등 짠이가 필요한 모든 것들이 구비되어 있다. 더울 때에는 선풍기와 쿨매트를, 추울 때에는 뜨거운 물주머니와 핫팩, 전기매트를 챙겨서 짠이의 생존은 물론 편의에 부족함이 없도록 힘쓰고 있다. 덕분에 매일 집을 나서는 내 몸엔 내 짐을 비롯해서 짠이와 짠이의 물건들이 주렁주렁 달린다. 그렇게 내 차는 점점 짠이카가 되었다.
일을 마치고 차에 돌아오면 조용히 커튼 틈으로 뒷자리를 보곤 한다. 짠이는 열에 하나 맛있게 발을 핥고 있거나 나머지 아홉 쿠션 위에서 단잠을 자고 있다. 차문을 열고 시동을 켤 때까지도 깨지 않고 깊이 잠들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다행히 우리 할멍이 편안하시구나'하고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