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스윙 Apr 04. 2019

영국의 에너지 산업

영국에 와서 신기했던 것 중의 하나가 전기세를 내는 방법, 그리고 전기 공급업체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이다. Scottish power, British gas, EDF, Bulb 등 수많은 Utility 공급업체들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그리고 적절한 금액의 Scheme을 선택하여 공급업체와 Tariff를 맺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전기 요금을 비교해 보고 내가 선택할 수 있다니 생소한 개념이기도 하고, 민영화되어있기 때문에 전기세가 막 오르는 건 아닌가 염려되기도 하지만 업체가 여러 개라 나름 경쟁인지 겨울에는 일부 전기/가스 요금을 인하해주는 관대함을 가끔은 보여준다. 이 에너지 회사들은 발전소 건설 시 일부 투자를 하고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을 가져가게 되는데, 보통 원자력발전소 재생에너지를 메인으로 하는 에너지 회사들의 경우가 전기세가 조금 더 저렴했다.


물론, 에너지 공급원은 원자력뿐만이 아니라  굉장히 다양하다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화력발전은 잉글랜드에 없다) 특히, 영국은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과 함께 바람을 이용한 발전이 많이 보급화되어있다. 한국에서도 대관령 쪽에 가면 풍력발전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대관령의 바람 세기는 이곳에 비할 것이 못된다. 잉글랜드 북쪽부터 스코틀랜드 해안 근처를 가보면 (비바람이 아닌) 엄청난 바람에 건장한 성인 남성도 몸이 휘청일 때가 있는데, 이 바람을 타고 Fan이 정말 '미친듯이' 회전한다. 풍력발전의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자국 지형과 자연환경을 잘 활용한 발전 사례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근처의 많은 목장들이 목장 사업을 접고 Wind farm을 유치했는데 이것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어쨌든, 이 정도 바람이 되어야 전력을 생산을 하지, 어설픈 강풍? 정도는 대체에너지로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 엄청난 강풍이 인간이 살기에는 불편한 자연현상일 수도 있을 텐데, 나라의 지형과 자연환경을 정말 기가 막히게  활용했다고 여러 번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곳은 태양열의 퀄리티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태양열을 저장한다거나 이를 활용한 발전은 많지 않다. 참고로, 태양열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물론이고 독일도 잘 발달했는데 (Photovoltaic),  독일의 Feldhiem이라는 마을은 심지어 재생에너지로만 돌아가는 곳이라 한다.


한국에서는 겨울에도 집에서 반팔을 입을 정도로 난방을 펑펑 틀고 어느 곳을 가던 따뜻하게 지냈는데, 이곳에서는 오래된 시설도 시설이지만 범국가 차원의 '에너지 절약'때문에 난방을 펑펑 쓰지 못한다. 먼저, 공공기관이나 학교 같은 곳의 겨울철 적정온도가 18도 정도이고, 중앙난방에서 공급해주는 실내 온도가 20도 정도이다 그렇지만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서 순환이 잘 안되는지 실제 체감온도는 더 낮다.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옷을 좀 더 껴입지 사람들이 온도는  잘 올리지 않는다. 모든 콘센트에 절전 스위치가 있는 것은 물론이니, 무의식적으로 전기를 안 쓸 땐 스위치를 그냥 꺼버린다 (그래서 더 번거로운 일이 생기긴 함) 또, peak time과 off-peak  time을 구분하여 off peak time 때 에너지를 저장해서  peak time 때 저장된 열을 쓸 수 있도록 한다. 자동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확인하면서 열에너지 저장 수준을 정해야 하고, 이때 저장된 열로 온수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off-peak time 때 충분히 열을 저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걸 확인하면서 조절하는 것이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니 (자동화가 일부 됐다고는 하지만 체감상 거의 보급이 안된 느낌이다), 이곳은 정말 에너지를 정말 쥐어짜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이렇게까지 귀찮게 전기를 써야 해?' 싶다가도 문득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으로 영화 투모로우와 같은 장면을 뉴스로 접하면, '아... 조금 귀찮더라도 나부터 실천하자'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아마 이 습관을 가지고 영국에서 몇 년 지낸다면, 나중에 한국에 가서 전기세 절약 효과가 엄청날 것 같긴 하다.


영국도 처음부터 이렇게 에너지를 쥐어짜면서 살았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아마 1950-60년 런던 스모그와 같은 대재앙을 거치면서  환경오염, 에너지 쥐어짜기, 대체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생겨나지 않았을까? (Clean air Act는 영국에서 1956년 지정되었다, 참고: Netflix, The crown, season 1: episode 4.1952년 당시 영국 스모그와 환경이 잘 묘사가 되어있다. 이때는 1만 명 가까이 사망했다고 한다. 미세먼지 가득한 현재의 한국의 상황에 경종을 울릴만한 에피소드이다. 다음장에서 자세히 설명.)  이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내가 가족들에게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요즘인데, 하루빨리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해서 끄적여본다.

                                          

눈 쌓인 언덕. Britain Lake district national park. 31.Jan.2019

                                                                                                                                                                                                                                                                                                                                                                                                             








































매거진의 이전글 유명한 석학의 강의를 들어본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