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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스윙 Apr 24. 2019

Wrap up 공부를 마무리하며.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통해 지구는 인간에게 서둘러  대책을 찾아보라는 알람을 울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알람을 눈치채고 많은 이들이 협력해서 이를 극복하려 하지만, 역시 인간은 계산적이고 이기주의자인 것일까. 내가 공부를 시작한 것이 거창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조금이나마, 한 세기를 지나가는 작은 인간으로서 지구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실망스러운 부분이 컸다. 결국 많은 부분이 경제와 정책, 정치 논리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니,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없을 것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어떤 배경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환경 경제학자들이 풍력발전과 태양광 에너지를 계속 부르짖지만 여전히 난 회의적이다. 첫째로는, 재생에너지라고 하면서 다시 환경파괴를 일으킨다. 풍력발전으로 인해 새들은 감각을 잃고, 물고기들이 대량 폐사한다. 태양광 에너지를 한다고 나무를 밀고, 산을 깎아버린다. 태양열을 위해 쓰이는 PV 패널은 결국 석유화학제품의 산물이다. 그렇게 해서 생산되는 에너지가 전체의 10% 정도, 도대체 뭐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모르겠다. 국지적으로는 가능하겠으나, 산업 전반에서 과연 적용이 될지 의문이 든다. 엄청난 배터리가 탄생하면 또 얘기가 달라지긴 하겠다.


두 번째로는, 경제적인 이유를 근거로 잘 확산도 안된다. 결국에는 재생에너지도 '돈'이 돼야 퍼지는 것인데, 정부 보조금 없으면 정착이 잘 안 되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이해타산이 안 맞아서 포기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돈을 포기하고 도덕적, 윤리적 가치로 많은 사람을 설득하여 재생에너지를 확장할 수 있는 지역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트럼프가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한다고 했을 때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반발을 했지만, 사실 별수도 없다. 다른 곳도 아니고 미국의 대통령이 그렇게 선포를 하고 열심히 오일을 뽑아 올리는데. 반대하고 욕하는 사람들은 정말 아무 계산 없이 환경 윤리와 인류애적 마음으로 반대를 한 것일까? 문득 의문이 든다. 아프리카에서 온 한 성실한 친구는, 친환경 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지구의 발전을 수업 시간마다 외쳤지만, 술 먹고 본심인지 허언인지 구분이 안 되는 말을 해서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나 사실 오일을 너무 사랑해."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너지원은, 당장은 원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현재 나의 생각이다.  나중에 또 바뀔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물론, 원전에 반대하고 강경하게 재생에너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원자력 폐기물과 방사성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그렇다고 본인들이 지금 상태에 현실적인 에너지원을 딱히 제안하지도 않는다. 진행 중인 차세대 에너지원은 아직 연구 단계이고, 풍력발전과 태양광은 우리나라 현실에 그다지 맞는 환경도 아니고, 최근에 일어난 지열발전은 무슨 화산지대도 아닌데 무리하게 시행하다 결국 사달이 났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화력발전도 이제는 미세먼지 때문에라도 중단해야 하고. 아 이렇게 나열해보니 한국의 현실 뭔가 안타깝다. 


(출처: IEA website )

글을 쓰고 수정하던 와중에 한국에서 에너지 정책을 새로 발표했다. 아무래도 내가 공부했던 분야인 만큼 관심 있게 기사를 봤다.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35-40%까지 늘린다는 것이 주된 맥락이었는데, 기술적 제도적 측면에서 이 숫자가 가능한지 문득 의문이 생겼다. 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의 보고서를 보면, 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에너지가 많아지기는 하지만 사실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도 커지기 때문에 비율상으로 보면 크게 증가하지는 못하는 모양을 보여준다. 

물론 이상적인 Sustainable development 시나리오를(그림 1) 보았을 때는 석유 석탄이 압도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율 확장이 가능한 이야기지만, 현재 전 세계적인 정책들을 종합하여 분석한 (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그림 2) 봤을 때는,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장이 가능한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IEA는 2023년까지도 절반 이상의 재생에너지는 바이오 에너지가 주축이 될 것이라 말한다.  풍력과 태양에너지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지만 그 비율은 바이오에 비하면 훨씬 낮다. 현재 바이오에너지가 아직까지 효율이 좋은 재생에너지인데 한국은 준비가 되어있는 것일까? 아니면  태양열 배터리 용량 확보 기술에 대한 자신감인 것일까?

(그림 1) 국가들이 아주 강력하게 Sustainable development를 시행했을 때, 예상되는 에너지 추이를 예상한 분석
(그림 2) 현재 에너지 환경 관련 정책들을 바탕으로 미래의 에너지 추이를 예상한 분석

                                                                                              (출처:http://www.iea.org/renewables2018/)


희망적인 것은 우리나라는 기술개발과 지원에 있어서는 OECD에서도 탑을 달린다는 것이다. 소득 대비 에너지에 대한 지원이 가장 적극적인 곳 중 하나이다. 그래서 35-40%이라는 숫자가 IEA에서 발표하는 Trend 보고서를 보면 실현 가능한지 의문스럽다가도, 한국의 저돌적인, 결정하면 무섭게 따라잡아 올라가는 국가적 특징을(?) 생각해 보면 또 가능할 수도 있으려나 생각이 든다. 마치 인터넷망이 전국에 금방 쫙 깔리듯 말이다.  


결국 어느 하나를 단숨에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밸런스를 맞추어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당분간은, 적어도 재생에너지가 잘 정착될 때 까지는, 원자력을 안전하게 가동하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보통 원자력 발전소는 수명이 50-60년이기 때문에, 아마 조만간 가동을 여러 기가 중단되는 것 같긴 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합리적인 에너지원으로 에너지 안보가 구축되길 기대해본다.                   


2018년 어느 날 지하철 파업으로 붙여 놓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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